다음달 10일 대웅제약(069620)과 메디톡스(086900) 간 민사 1심 결과 선고가 예정된 가운데 규제 당국도 재판 결과에 대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대웅제약 측은 앞서 형사소송에서 불기소 처분 된 것을 근거로 민사 1심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린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1심 선고를 앞 두고 메디톡스 주가는 소폭 하향한 반면 대웅제약 주가는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대웅제약의 주가는 이날 오후 2시께 5700원(3.85%) 15만 3900원인 반면 메디톡스는 1400원(1.04%) 감소한 13만 2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당초 다음달 1일 예정된 선고기일은 같은달 10일로 연기됐다. 업계와 규제 당국에선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간 6년 간의 갈등이 끝날 것으로 보고 있진 않다. 앞서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보툴리눔 균주를 도용했다고 2016년 주장했다. 일부 직원이 메디톡스에서 대웅제약으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보툴리눔 균주를 빼돌렸다는 것이다. 대웅제약은 경기 용인시 토양에서 자체 발견한 균주로 나보타를 만들었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갈등은 소송전으로 이어졌다. 메디톡스가 의혹을 제기한 다음해인 2017년 국내에서 민형사 소송을 냈으며 미국에서도 대웅제약과도 법정 다툼을 이어갔다. 검찰 측은 메디톡스가 산업기술유출방지법 등 위반 혐으로 대웅제약을 고발한 형사 소송에서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처분을 결정했다.
형사 소송에서 검찰은 대웅제약의 손을 들어줬지만 미국 소송에선 메디톡스가 사실상 승리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CT)는 메디톡스의 소장을 받고 양 측 증거를 살펴본 뒤 2020년 12월 대웅제약 나보타의 미국 수입을 21개월 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대웅제약은 즉각 항소를 했으나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와 합의하며 소송은 종결됐다.
형사 소송에선 대웅제약이, 미국 소송에선 메디톡스가 승부한 만큼 손해배상금 금액이 501억 원 규모인 민사 소송 결과는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 보인다. 다만 6년을 끌어온 소송전에 규제 당국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규제 당국 관계자는 “보툴리눔 균주를 도용한 것이 사실일 경우 품목 허가 등의 조치가 취해질 수도 있다”며 “다만 재판 결과를 예측할 수 없고 항소할 가능성이 커 섣불리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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