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소리(VOA) 방송이 31일 북한이 함경남도 마군포 엔진 시험장에서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발사체 엔진 시험을 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제임스마틴비확산센터가 공개한 위성사진을 보면 마군포 엔진 시험장 내 시험대 바로 옆 들판이 검게 그을렸다. VOA는 “현장에서 강력한 화염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29일 오전부터 30일 오전 사이 어느 시점에 연소 시험이 실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2월 15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위치한 서해 위성 발사장에서 고체연료를 사용한 고출력 로켓 엔진 시험을 실시했다고 주장했는데 이로부터 약 한 달 반 만에 추가 시험을 실시한 셈이다. 고체연료 엔진은 액체연료 엔진과 달리 사전에 주입해둘 수 있어 발사 준비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북한이 고체연료 엔진 시험을 재개한 데 더해 조만간 대남 무력 시위도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다수다. 2월에는 인민군 창건일인 건군절(8일)이 올해로 75주년을 맞는 한편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생일(16일)이 이어지는 등 북한의 굵직한 정치 행사들이 줄줄이 예고됐다. 이에 더해 한미는 북핵 공격 시나리오에 대비한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도 2월 중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북한은 건군절 75주년을 기념한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하기 위해 벌써부터 평양 김일성광장과 미림비행장 일대에 1만 명 이상의 병력과 주민, 차량 수백 대를 소집해 놨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2월부터 한반도에 또 하나의 강 대 강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며 “북한이 열병식에서 미국과 한국을 겨냥한 강 대 강 발언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도 “북한이 미사일 발사 등 당장 자신들에게 물리적인 피해가 오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강 대 강 의지를 표명하는 성격의 도발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3월에는 한미 연합군사훈련도 예정돼 있어 한반도 긴장 수위는 계속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문 센터장은 “한국도 북한 도발에 대응해 확장 억제 신뢰성과 실효성을 제고하는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고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북한 역시 내부에 극심한 어려움이 있어서 ‘더 이상 안되겠다’는 판단을 하지 않는 이상 긴장 수위를 낮추지는 않을 것 같다. 일단 긴장 국면이 당분간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