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토사물 먹어라"…35년전 극단선택한 일병, 진실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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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영 부조리에 시달리다 극단선택을 한 병사의 숨겨진 사망 원인이 35년만에 밝혀졌다.



대통령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위원회)는 최근 제59차 정기회의를 열고 1988년에 숨진 강모 일병 사건의 개요를 공개하기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강 일병은 '빈곤한 가정환경 및 애인 변심 등을 비관하는 한편 휴가 중 저지른 위법한 사고에 대한 처벌을 우려하다가 자해 사망'했다고 군 기록에 남았다.

하지만 위원회 조사에 의하면 강 일병은 가정환경이 유복했고, 애인은 없었으며, 휴가 중 사고를 저지른 바도 없었다.



오히려 사망 전날 있었던 상급자 전역식에서 상급자가 구토하자 토사물을 먹으라는 강요를 당했으며, 이를 거부하자 구타를 당했고 이로 인한 모욕감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라고 위원회는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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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회는 "개인적 사유가 아닌 부대 내의 만연한 구타?가혹행위 및 비인간적 처우 등이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1982년 숨진 김모 병장 사건의 개요도 공개됐다.

김 병장은 연말 재물조사 결과보고서를 잘못 작성해 인사계로부터 질책받고 이를 비관해 숨졌다고 군 기록에 기재됐다.

조사 결과 김 병장은 수년간 누적된 보급품의 손?망실 상황을 발견하고 보고했는데 이에 대해 부대에서 그에게 손실분을 채워놓으라고 요구해 심한 압박에 시달렸음이 파악됐다.

김 병장이 숨진 후 군이 부대원들에게 거짓 진술을 종용하고, 또 유가족이 원인을 알지 못하도록 고인과 고향이 같은 부대원은 급히 전출시키는 등 은폐 시도가 있었던 점도 밝혀났다.

위원회는 강 일병과 김 병장 사망 구분을 순직으로 재심사해 명예 회복을 위한 조치를 해줄 것을 국방부 장관에게 요청했다.

황민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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