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결국 백기든 조합…방배 센트레빌프리제' 한달만에 공사 재개

자재값 상승·설계변경 비용 등

시공사 공사비 증액 요구 수용

조기에 '현장 정상화' 합의 찾아

올 10월 입주는 미뤄질 가능성


공사비를 얼마나 올릴지를 두고 시공사와 조합이 팽팽하게 맞붙었던 서울 ‘방배 센트레빌프리제’ 현장이 다시 삽을 뜨기 시작했다. 공사가 멈춘 지 약 한 달 만의 일이다. 조합이 시공사가 자재 값 상승과 설계 변경에 따른 공사비 증액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한 결과 공사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장기화되지 않았다. 최근 서울 주요 정비사업 현장에서 공사비 증액을 둘러싸고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이곳처럼 갈등이 조기에 진화되는 사례가 더 나올지 이목이 쏠린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1월 초 동부건설이 공사를 멈췄던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 센트레빌프리제(신성빌라 재건축) 공사가 이달 1일 재개됐다. 동부건설은 당시 공사를 멈추며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자재 값 상승 △공사 과정에서의 설계 변경에 따른 공사비 증가 △특화·고급화 설계로 비용이 올라 공사비 증액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합과 증액 규모를 두고 의견이 서로 달라 공사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 달 정도 흐른 이번 주초 조합이 결국 동부건설의 요구를 대거 받아들이면서 현장이 정상화됐다. 조합 관계자는 “공사비 증액 자체에는 이견이 없었고 증액 폭에 대한 의견이 달랐던 것”이라며 “그에 대한 협의가 진척돼 합의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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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조합과 시공사 모두 공사비를 얼마나 올렸는지는 함구했다. 앞서 방배 센트레빌프리제는 당초 3.3㎡(평)당 712만 원에 공사비 도급 계약을 맺었다. 정비업계는 지난해 서울 강북권 재건축 단지의 공사비 도급 계약이 3.3㎡(평)당 700만 원대에 체결된 만큼 강남권인 이곳의 공사비가 상당 수준 올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입주 시기다. 한 달 가까이 공사가 멈춘 탓에 올해 10월인 입주 예정일이 늦춰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공사 지연 문제에 대해서는 최대한 만회, 최선을 다해 시공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 곳곳에서는 공사비 인상을 둘러싸고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잇따르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를 건설 중인 삼성물산은 특화·고급화 설계에 따라 공사비를 약 1560억 원 증액하는 것을 조합에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조합 명의 통장의 사업비 인출을 중단할 수 있다는 공문을 띄웠고 이후 공사 기한 2개월 연장을 요청하는 공문도 조합에 보낸 상태다. 조합 집행부 부재와 맞물려 올해 8월이었던 입주 예정일이 1~2개월 밀릴 가능성이 높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메이플자이’도 시공사인 GS건설과 조합이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협상을 3개월째 이어가고 있다. 마포구 공덕동 ‘마포자이힐스테이트’는 공사비 증액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반 년 넘게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

늘어나는 갈등의 원인으로는 우선 자재 가격 인상이 지목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건설공사비지수는 2021년 12월만 해도 138.9(2015년=100.0)에 그쳤으나 2022년 12월 148.6을 기록하며 1년 사이 7.0% 치솟았다. 이외에도 시공사 선정 이후 이뤄지는 특화·고급화 설계에 따른 비용 증가가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이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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