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가 오더라도 상업용 부동산에만 영향을 줄 것입니다. 맨해튼은 지금도 주택 공급이 부족해요.”
미국 뉴욕시 맨해튼 첼시 지역에서 새로 분양하고 있는 아파트형 주택인 콘도 ‘142 플랫아이언’ 건물에서 만난 스콧 허스티스(사진) 컴퍼스 분양 담당 브로커는 2일(현지 시간) “지금은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다르다”며 이같이 말했다.
컴퍼스는 중개인과 직원 3만 명을 보유한 미국 내 최대 주거용 부동산 중개 업체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돼 있다. 파트너인 마크 조바노비치와 함께 회사 설립 때부터 일해온 그는 지난 18년 동안 맨해튼과 브루클린 등지에서 20억 달러(약 2조 4500억 원) 상당의 고급 콘도와 타운하우스 거래를 성사시켰다. 주요 월가 펀드매니저와 운동선수·연예인들이 그의 고객이다.
그는 “오피스빌딩 같은 상업용 부동산은 부채가 많고 금리가 오르면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주택은 30년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10년은 고정금리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없다”며 “특히 맨해튼은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몰리는 곳으로 임대(렌트)용 공급은 많지만 매물은 없다. 그나마 가끔 나오는 것들이 콘도지만 이마저도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감정평가 업체 밀러새뮤얼과 중개업체 더글러스엘리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맨해튼의 콘도와 협동조합 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보다 5.5% 하락한 평균 110만 달러에 거래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전인 2019년(99만 9000달러)과 비교하면 여전히 10.1% 높다.
특히 공급이 부족하다. 4분기에 시장에 나온 주택은 6523가구로 전 분기보다 16%나 감소했다. 짭짤한 임대료 수입(평균 4000달러 이상)과 부동산 가치 상승에 기존 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는다는 게 허스티스의 설명이다.
반면 주택 매입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이 꾸준히 있다. 허스티스는 “142 플랫아이언이 위치한 첼시만 해도 매디슨 스퀘어 공원이 있고 동쪽으로는 유니언 스퀘어가 있다. 주변에 식당과 카페도 많다”며 “코로나19 이후에는 커플이나 구글에 다니는 젊은 전문직 종사자들이 주택 구매를 원하고 있고 은퇴한 노부부들이나 뉴욕대나 컬럼비아대 학생을 둔 가정도 높은 임대료를 4년간 지불하기보다는 집을 사는 데 관심이 크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구글은 첼시에 뉴욕 오피스를 개소한 바 있다.
142 플랫아이언은 7가구가 있으며 1543스퀘어피트(약 43.3평) 크기 규모의 주택이 292만 5000달러에 나와 있다. 허스티스는 “맨해튼의 집값은 더 이상 크게 내려가지 않는 것 같다. 맨해튼에서 떠오르는 지역 가운데 허드슨 야드 쪽은 신축한 높은 건물들이 많지만 주변에 갈 만한 데가 적고 브루클린은 큰 건물들이 많지만 세심하게 도시계획이 세워지지 않아 없는 것들이 많다”며 첼시 지역이 상대적으로 낫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