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2살 아들 사흘간 방치해 사망…母 "돈벌러 갔다"

지난 2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긴급체포된 엄마 A(24·여)씨와 숨진 아들 B(2)군이 살던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 현관 앞에 유모차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지난 2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긴급체포된 엄마 A(24·여)씨와 숨진 아들 B(2)군이 살던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 현관 앞에 유모차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한겨울에 사흘 동안 집에 홀로 방치해 2세 아들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친모가 그 기간 자신의 행적에 대해 진술한 가운데 이들이 복지 사각지대 방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인천경찰청 여청수사대는 아동학대범죄의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A(24)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2시부터 이날 오전 2시까지 사흘 동안 인천 미추홀구 자택에 아들 B군을 혼자 집에 두고 외출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오전 2시께 귀가한 한 A씨는 거실에서 숨져 있는 B군을 발견하고 오전 3시 38분께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직접 신고했다.

그는 외출 기간 단 한 번도 B군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귀가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으며 “아이가 숨질지 몰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흘간 아들 B군만 두고 집을 비운 이유와 관련해 “카센터에 일을 하러 갔다”며 “일을 한 뒤 저녁에 술을 마셨고, (다음날 귀가하려 했는데) 계속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좀 더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며칠 모텔에서 잠을 자면서 인천 검단오류역 인근에서 일했다. 처음부터 집에 들어가지 않을 생각은 아니었다. 일이 많이 늦게 끝났고 술도 한잔하면서 귀가하지 못했다”며 “집을 나갈 때 보일러 온도를 최대한 높여 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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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B군 시신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는 한편 A씨가 실제로 일을 하다가 귀가하지 못했는지 확인하는 등 진술의 신빙성을 따질 방침이다.

A씨는 지난해 여름 남편과 별거 후 B군과 단둘이 생활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별다른 직업 없이 간간이 택배 상·하차 업무 등 아르바이트를 해왔다.

생활보호대상자는 아니었던 A씨는 별거한 남편으로부터 매주 5만~10만 원가량 생활비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었으나 최근까지도 수도 요금과 도시가스 요금을 제때 내지 못했다.

2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긴급체포된 엄마 A(24·여)씨와 숨진 아들 B(2)군이 살던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 현관에 상수도 미납요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2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긴급체포된 엄마 A(24·여)씨와 숨진 아들 B(2)군이 살던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 현관에 상수도 미납요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앞서 A씨 부부는 B군을 낳기 전인 2021년 초 통신비를 제때 납부하지 못해 주소지 관할 행정복지센터의 ‘복지 사각지대 일제조사’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조사에 나선 행정당국이 A씨 남편과 2차례 유선 상담을 통해 여러 복지 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신청을 권유하고 이후 직접 가정 방문을 하기도 했으나 이를 무시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A씨 부부는 여전히 복지 사각지대 조사 대상으로 분류된 상태에서 2021년 5월께 아들 B군을 낳았다.

A씨는 B군을 낳은 뒤로 지난달까지 매달 남편 계좌로 아동수당 10만 원, 양육수당 15만 원을 받았지만 다른 복지 급여는 받은 전력이 없었다.

특히 A씨는 지난해 여름께부터 남편과 별거하면서 미추홀구의 다른 동네로 이사를 했으나 전입 신고를 하지 않아 행정당국의 관리망에서 사실상 벗어난 상태가 됐다.


강사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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