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열렬한 골프 대디다. 아들 찰리의 샷 하나하나에 눈을 떼지 않고 가끔 캐디로 나서 백을 메기도 한다. 찰리가 골프장 안팎에서 아빠에게 듣는 한마디 한마디는 세상 어디에서도 듣기 힘든 특급 레슨일 것이다. 레슨 중 핵심은 당연히 ‘아빠처럼 치면 돼’일텐데 우즈는 최근 정반대의 얘기를 했다. "내 스윙은 따라하지 말라고 했어요. 매킬로이의 스윙을 카피하라고 조언했죠.” 우즈는 “있는 힘껏 치면서도 균형을 유지하는 그의 샷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자골프 세계 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175㎝의 크지 않은 키로도 미국프로골프(PGA)와 DP월드 투어에서 최장타자 자리를 다툰다. 2021~2022시즌 PGA 투어에서 기록한 드라이버 샷 평균 거리가 321야드였다. 영국 골프먼슬리의 톱50 코치 게드 월터스는 매킬로이 스윙의 핵심을 세 가지로 요약해 설명한다. 찰리뿐 아니라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도 귀담아들을 만하다.
◇골반, 회전·하강 동시에…40도·2.6인치의 비밀=백스윙 톱 자세를 보면 오른쪽 힙이 막힘없이 뒤로 돌아가 있다. 어드레스 때와 각도를 비교하면 -40도다. 아마추어들은 볼과 멀어지는 느낌이 부담돼 골반 회전을 하다 마는 경우가 많지만 정교한 장타의 출발은 과감한 골반 회전이다. 드라마틱한 각도 변화를 보여주는 회전 동작을 통해 샷에 필요한 에너지를 축적한다.
아주 미세하게 ‘흔들’하는 움직임이 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타깃 반대 방향으로 몸의 오른쪽을 밀어줘 일시적으로 힘이 그쪽으로 이동했다는 뜻이다. 흥미로운 것은 백스윙 톱 때의 골반 위치가 어드레스 포지션과 비교해 2.6인치(6.6㎝) 내려갔다는 것이다. 더 많은 파워를 내려면 원활한 힙 로테이션이 필요한데 이를 위한 준비 동작이다. 이때 왼쪽 다리는 편하게 놔두고 오른쪽 다리로 지지한다는 느낌을 갖는다.
◇임팩트 진입 땐 골반 올려주고 지면 밀어내=아마추어들은 다운스윙 때 충분히 몸을 열어주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 ‘충분히’를 ‘빨리’로 착각한 나머지 타이밍을 잃고 그 결과 슬라이스에 좌절한다.
임팩트 구간에서 매킬로이 스윙의 키 포인트는 골반 밀어주기다. 몸을 그냥 여는 게 아니라 골반을 먼저 밀어주는 것이다. 데이터를 봐도 매킬로이의 골반은 타깃 방향으로 5인치가량 이동해있다.
백스윙 톱에서 -40도였던 골반 각도는 임팩트로 다가서면서는 +7도가 된다. 이와 함께 살짝 내렸던 골반을 올려주는 동시에 발로는 지면을 밀어내는 동작으로 반력을 얻는다.
◇돌리고 밀고 올리고=골반을 돌리고 타깃 쪽으로 밀어주며 동시에 올려주는 이 세 동작의 조합이 최대 파워를 낼 수 있는 드라이버의 이상적인 발사 각도를 만들어준다.
임팩트 구간을 지나가면서 골반은 타깃 쪽으로 6인치까지 이동하고 그러면서 등은 어드레스 때와 같은 위치로 돌아간다. 이제 엉덩이 회전은 +29도까지 나온다. 백스윙 톱부터 임팩트 직후 사이에 거의 70도를 회전한 셈이다. 이 시점에서 골반은 회전하고 이동하며 타깃 방향으로 에너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균형 잡힌 피니시 포지션으로 안내한다.
지면 반력을 이용하는 것, 손과 팔이 지나갈 공간을 만드는 올바른 골반 회전을 기억하면 도움이 된다. 그리고 백스윙 톱에서 타깃 방향으로의 움직임을 겁내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야 볼에 최대한의 추진력을 전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