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투신을 시도한 40대 여성이 주민들에 의해 구조돼 경찰에 인계됐으나 약 50분 만에 다시 투신해 숨지면서 경찰의 현장 대응 부실 논란이 제기됐다.
3일 창원 진해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7분쯤 진해구의 한 아파트에서 A씨(40대·여)가 8층에 매달려 뛰어내리려 한다는 신고가 소방에 접수됐다.
소방의 공동대응 신고를 받은 경찰은 진해서 자은지구대 소속 2명 및 여성청소년과 소속 2명과 함께 오후 2시 11분께 현장에 도착했다.
구조대와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A씨는 자신의 집 거실에 초등학생 딸과 함께 있었다. A씨는 자신이 거주하는 8층과 7층 사이에 매달려 있다가 이를 본 주민들에 의해 구조돼 집으로 돌아갔다.
구조한 주민들은 소방과 경찰 인력이 도착하자 돌아갔고, 소방은 오후 2시 30분께 경찰에 A씨를 인계한 뒤 모두 철수했다.
경찰은 A씨 딸의 방에서 A씨와 대화하며 진정시켰다. 이때 거실에는 A씨의 딸과 다른 경찰이 있었다. 이후 오후 2시 55분께 A씨가 뛰어내리지 않을 테니 방에서 나가달라고 해 경찰은 방문을 열어둔 채 거실로 나와 A씨를 계속 지켜봤다.
이후 경찰은 창원 직장에 있던 A씨의 남편에게 전화해 입원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하던 중이었다. 그리고 불과 2분 뒤 A씨는 갑자기 문을 닫아 잠근 뒤 곧바로 방 안 베란다 창문을 열고 투신해 숨졌다.
경찰은 급히 이쑤시개를 이용해 방문을 열었지만 이미 투신한 뒤였다고 설명했다.
A씨는 우울증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장에 있던 경찰관 4명이 투신자살을 기도한 A씨를 홀로 두고 투신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해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경찰 업무 매뉴얼 상 극단적 선택 시도자는 3단계 매뉴얼(보호 입원, 행정 입원, 응급 입원)에 따라 대응할 수 있는데, 사고 위험성이 높은 경우에는 보호자 동의가 없어도 경찰이 직권으로 ‘응급 입원’ 조치할 수 있다.
경찰은 당시 어린 딸이 혼자 있어 강제로 A씨를 순찰차에 태워 입원시키기보다 보호자에게 연락해 입원에 관한 내용을 설명한 뒤 ‘보호 입원’을 진행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바로 매뉴얼에 따라 응급 입원을 자체적으로 해야 했다고 본다”며 “이유를 불문하고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경찰이 극단적 선택을 막지 못한 부분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사건이 종결되면 당시 현장 출동 경찰관의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조사할 계획이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