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들이 2만 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튀르키예의 강진 피해자들을 돕는 데 앞다퉈 나서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재난 구호를 위해 300만 달러(약 38억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현지 이재민 구호 성금 150만 달러를 튀르키예 재난위기관리청에 기부하고 현장에 필요한 포터블 초음파 진단기기, 이재민 임시숙소용 가전제품, 피해 가정 자녀의 교육용 태블릿, 가전제품 수리 서비스 차량 등 150만 달러 상당의 물품도 보내기로 했다. 이와 별개로 임직원들도 자발적으로 성금 모금 활동을 펼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스탄불에 판매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스탄불 인근에는 스마트폰 생산 기지도 두고 있다.
SK그룹은 이날 지진 피해를 겪고 있는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복구 작업을 돕고자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한 100만 달러 지원을 결정했다. 지원금은 현지 구호 물품 조달과 구호 활동 등에 쓰인다. 조경목 SK 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은 “우방국인 튀르키예 등의 피해를 조기에 복구하고 전 세계적인 구호 활동에 동참한다는 인도적 차원에서 즉각적인 지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튀르키예 180만 달러, 시리아 20만 달러 등 지진 피해 지역에 모두 200만 달러 규모의 성금을 지원한다. 이번 성금 전달과 별도로 현대차 튀르키예현지법인(HAOS)은 한국 기업 중 최초로 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긴급 지원 활동에 나섰다. 인명 구호 장비와 이재민 생필품 등 50만유로 규모의 현물을 주기로 했다.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지진 피해 차량에 대해서는 수리비와 정기점검 비용을 50% 할인해준다.
LG는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구호 성금 1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정했다. 현지 재건 작업에 필요한 물품 등을 추가로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LG전자 튀르키예법인도 현지 비영리기구를 통해 별도로 구호 기금을 전달했다. LG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재난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큰 피해를 본 튀르키예 국민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다”며 “피해 지역의 조속한 복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성금 지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튀르키예 지진 복구를 위해 60만 달러를 제공한다. 롯데는 우선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기금 50만 달러를 전달한다. 기금은 피해 지역 복구, 이재민 구호품 지원, 피난처 설치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여기에 현지에서 인조대리석 공장을 운영하는 롯데케미칼 튀르키예법인이 10만 달러 상당의 구호 성금과 물자를 별도로 지원한다. 롯데는 또한 이날부터 월드타워 외벽의 미디어파사드에 지진 피해 희생자와 이재민을 위로하기 위한 ‘Pray for Turkiye&Syria’ 메시지를 내보내기로 했다.
1997년 현지법인 설립과 함께 26년간 튀르키예와 인연을 이어온 HL그룹도 구호금 30만 달러를 내기로 했다. 정몽원 HL그룹 회장은 “이번 지진으로 가족과 삶의 터전을 잃은 튀르키예 국민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며 “현지 사업장 두 곳은 물론 그룹 차원의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한국무역협회·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은 전날 회의를 열고 우방국인 튀르키예의 조기 피해 복구를 위한 회원사들의 자율적인 구호 활동 동참 등을 권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