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저축은행·보험사 등 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 잔액이 1조 원을 돌파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금융권의 PF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카드사를 제외한 전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 잔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조 1465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말(4838억 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증권사의 PF 대출 연체 잔액이 3638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연체율도 8.2%로 전 업권 가운데 제일 높았다. 증권사의 PF 대출 규모는 4조 원대로 전체 금융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다. 하지만 이 때문에 일부 사업장에서 문제가 생겨도 연체율이 크게 상승하는 모습이다. 저축은행 PF 대출 연체 잔액은 약 3000억 원, 캐피털은 2902억 원으로 집계됐다. 연체율은 각각 2.4%, 1.2%로 나타났다.
보험사의 PF 연체 잔액은 1767억 원으로 집계됐다. PF 대출 규모가 45조 4906억 원으로 업권 중 가장 많은 보험사지만 연체 잔액은 은행을 제외하면 가장 적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수백억 원 수준이었던 보험사 PF 연체 잔액 역시 지난해 1000억 원대로 훌쩍 증가했다. 은행의 연체 잔액은 113억 원, 연체율은 0.03%였다.
금감원은 아직 PF 대출 연체 규모가 관리 가능한 범위 내라며 과도한 우려에 선을 긋고 있다. 그러면서도 최근 올해 업무 계획 등을 통해 개별 금융권역별로 관리돼온 부동산 PF 관리 체계를 사업장 단위로 개편하고 주택, 상업용 시설 등 PF 개발 사업 유형과 공정률 등 진행 상황에 대한 분석 체계를 강화하는 등 부동산 PF 리스크가 금융시장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윤 의원은 “금융 전업권의 부동산 PF에 경고등이 켜졌다”며 “금융 당국은 사업장 단위의 정기 점검을 통해 정상 PF에는 원활한 자금 지원을, 부실 PF에는 자산 매입을 지원하는 등 맞춤형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