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결말 알면서도 빠져든다…90년대 복고 영화의 힘

'더 퍼스트 슬램덩크' '타이타닉'

국내 박스오피스 1·2위 기염

탁월한 완성도·재난영화 매력

원작 모르는 20대까지 사로잡아


12일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통계를 보면 국내 박스오피스 1위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이고 2위는 ‘타이타닉’이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신작이지만 1992년 국내 출판된 원작 만화 ‘슬램덩크’가 있고, ‘타이타닉’은 1997년작으로 제작 25주년을 맞아 재개봉한 영화다. 단순히 30·40대의 추억을 자극하기만 하는 수준이었다면 소소한 화제꺼리로만 소비됐을테다. 하지만 이들은 현 시점에도 통하는 재미와 완성도로 젊은 층까지 공략하며 흥행하고 있다.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한 장면. 사진 제공=NEW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한 장면. 사진 제공=NEW




지난 11일까지 16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누적 관객 273만여 명을 기록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경우, 이미 전 연령대에서 흥행 중이다. CGV의 연령대별 예매 분포를 보면 30대와 40대가 각각 36.3%, 29.5%로 높지만 20대의 비중도 22.2%로 적지 않다. 롯데시네마의 경우 20대의 비중이 32.9%로 가장 높고 30대, 40대가 각각 27.6%, 25.3%를 점하고 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영화를 보려는 젊은 층의 발길이 늘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남녀 비율은 거의 5대5로 동등한 수준이다.



영화는 농구 경기를 박진감·현실감 있게 연출하는 한편 3D CG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의 완성도도 높다. 원작 속 일부 명대사 장면과 개그 씬을 덜어내서 추억의 요소를 줄였지만, 그 대신 작품 자체의 재미를 높인 셈이다. 그러면서 원작 고유의 정서는 유지하되 상대적으로 서사가 적었던 캐릭터인 송태섭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새로운 이야기를 붙이며 원작을 모르는 관객들까지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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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타이타닉’의 한 장면.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영화 ‘타이타닉’의 한 장면.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지난 8일 재개봉한 ‘타이타닉’ 역시 개봉에 앞서 실시간 예매율 1위를 차지하며 흥행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25주년을 기념해 4K 고해상도의 3D 디지털로 리마스터링해서 다시 선보였다. 이번이 세 번째 재개봉이지만, 개봉 당일인 8일 역대 국내 재개봉작 중 가장 높은 오프닝 스코어인 4만1758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2위로 데뷔했다.

‘타이타닉’은 잭(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로즈(케이트 윈슬렛)의 계급을 넘은 비극적 사랑이야기로만 알려져 있지만, 엄연히 1912년 타이타닉호 침몰 사고를 다룬 블록버스터다. 개봉에 앞서 영화가 제작된 1997년생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시사회에서도 사랑이야기로만 생각하고 봤다가 재난영화의 재미에 놀랐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최고 제작비인 2억달러를 투자해 배에 물이 차츰 차오르며 마침내 침몰하는 재난을 재현한 스펙터클은 25년이 지난 현재에도 엄청난 위압감을 준다.

이와 함께 지난 1996년 개봉했던 국내 애니메이션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은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26년만인 오는 5월 재개봉할 예정이다. 만화 ‘아기공룡 둘리’를 원작으로 한 유일한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원작 만화의 연재 시작(1983년 4월) 40주년을 기념해 디지털로 복원했다.

한국영상자료원이 해외에서 필름을 수급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성사됐으며,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와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리마스터링 버전이 공개된 바 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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