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000660)가 반도체 설계 기술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칩렛’ 중심 연구 개발 방법론을 브랜드화하고 시장의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특허청에 ‘모자이크(MOSAIC)’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칩 조각을 의미하는 ‘칩렛’ 제조 방식 중심으로 전환하는 반도체 솔루션 개발 과정에 대한 방법론을 브랜드화한 것이다.
지난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전략을 브랜드화한 ‘프리즘(PRISM)’을 상표 출원한 데 이어 또 한 번 핵심 경영 활동을 명문화하면서 내외부에 혁신 의지를 전하려 했다는 해석이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반도체 기술의 미래로 보고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칩렛은 쉽게 말해 블록 조각을 조립하는 것처럼 프로세스를 이루는 방식이다. 각기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칩렛을 모아 독립적으로 동작하도록 하는 것이다. 칩 사이즈를 줄이면서 수율을 높일 수 있어 비용 절감에 탁월하다.
반도체 기술이 나노미터(1㎚·10억 분의 1m) 단위로 고도화하면서 칩렛은 기술 한계를 극복할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삼성전자·인텔·TSMC 등 글로벌 핵심 반도체 기업들은 기업 연대를 이뤄 칩렛 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반도체 업계의 빅테크 기업들은 이와 관련해 ‘유니버설 칩렛 인터커넥트 익스프레스(UCIe)’라는 컨소시엄을 이뤄 칩렛 생태계 구축에 뛰어든 상태다. 반도체 기업 외에 정보기술(IT) 기업인 구글·클라우드·메타·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참여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기술 집약에 따른 반도체 시장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기술 전환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개최된 SK 테크 써밋에서 SK 관계자는 모자이크의 개념을 설명하면서 “회사의 솔루션 판매에 대한 비용 공정을 생각하면 2030년까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에 위탁 제조를 위해 줘야 하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지금까지 유지해온 방법으로는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어렵지만 갈 수밖에 없는 접근 방법”이라고 말했다.
현재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 업체에 위탁하는 메인 공정이 12나노인데 이후 2025년 7나노, 2027년 5나노 등 점점 고도화된 기술로 넘어가게 돼 비용 증가가 급격히 이뤄진다고 판단했다. 모자이크 방식이 자리 잡으면 비용은 3분의 1 가까이 아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