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벌써 1대1 업무보고…임종룡, 취임전 광폭행보

◆잡음 잠재우는 우리금융 새수장

노조사무실 찾아 '협치' 의지 다져

지주·우리은행 임원들과 면접도

계파갈등 해소 인사 등 장고 돌입

주총 앞두고 내부조직 정비 나서





다음 달 24일 공식 취임할 예정인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회장직에 정식으로 오르기 전부터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관치 금융’ 논란 해소를 위한 첫 행보로 노조와의 만남을 선택한 가운데 지주 및 관계사 임원과 사실상 면접을 방불케 하는 일대일 업무 보고를 받는 등 주주총회를 앞두고 내부 조직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노동조합은 그룹 본사 로비에 걸려 있던 임 내정자 선임 반대 플래카드를 모두 회수하고 임 내정자의 출근을 저지하는 투쟁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앞서 관료 출신 최고경영자(CEO)가 첫 출근을 할 때마다 금융 노조가 출근 저지 투쟁을 했던 것과는 상반된 움직임이다. 2020년 1월 3일 윤종원 당시 IBK기업은행장도 첫 출근을 시도했지만 노조의 반발에 부딪혀 한 달 가까이 출근하지 못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외부 출신 CEO 선임에 반대해온 우리금융 노조가 임 내정자의 출근을 앞두고 강경 투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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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가 이처럼 입장을 선회한 데는 임 내정자가 임기 준비를 하면서 내부 조직 정비를 위한 첫 행보로 노조와의 만남을 추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신도 우리금융의 일원이라는 점을 강조해 외부 출신 관료 인사라는 우려를 불식시켜 조직 통합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특히 임 내정자가 노조와 만나 직접 소통을 약속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우리은행 임단협의 원활한 마무리 등과 관련해서도 공감대를 형성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금융 노조 관계자는 “내정자가 첫 공식 일정으로 노조 사무실을 찾았고 직원들 처우 개선, 자율 경영 보장 등 큰 틀에서 (양측이) 협치 의지를 다졌다”고 말했다.

임 내정자는 조직 화합뿐만 아니라 차기 경영 계획 수립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주부터 우리금융 본사 인근의 연수원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지주 업무 보고를 받은 데 이어 이번 주부터는 관계사 CEO와 임원 등으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기 시작했다. 주요 관계사인 우리은행의 경우 15일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경영기획그룹장 등이 임 내정자에게 업무 보고를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담당 임원이 단독으로 참석해 업무 보고를 하는 형식이다 보니 사실상 업무 보고 외에 일대일 임원 면접도 이뤄지는 방식”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밖에도 임 내정자는 주총을 앞두고 우리금융의 숙원 과제 중 하나인 ‘계파 갈등 해소’ 방안 마련에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금융 당국이 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임기가 만료된 자회사 CEO 인사 과정에서 출신 은행에 따른 경쟁 문화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같은 의지를 반영해 다음 달 주총 전 임기가 만료된 계열사 CEO와 임원들을 대상으로 인사가 단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일부 관계사 CEO 인사는 내부 승진 방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능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CEO가 될 수 있다는 성과주의 인사 문화를 도입하겠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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