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나도 ‘찢’이라는 말을 듣고 상처받았다. ‘수박’이라는 단어는 이제 그만 썼으면 좋겠다”며 자신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들에게 비명(비이재명)계 위원들을 향한 비난을 멈춰달라고 당부하며 내부 결속을 강조했다. ‘찢’은 형수 욕설 논란에 휩싸였던 이 대표를 조롱하는 표현이고 ‘수박’은 친문(친문재인) 등 비명계를 비난할 때 쓰는 단어다.
이 대표는 14일 오후 중앙당사 당원존에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이소영 의원을 초청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대선 당시 후보였던 이 대표 현장대변인을 맡았으나 이후 이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를 만류하는 고언을 해 개딸들의 비판 대상이 된 바 있다.
이 대표는 대화 도중 이 의원을 향해 “요새도 ‘수박’이라고 문자를 보내는 사람들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의원은 “이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서 ‘수박 랭킹’을 매기는데 내가 1등에 올라 이해가 안 되고 억울했다”고 토로했다.
이 대표는 “저한테 ‘찢’이라 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 똑같은 것이다. 그 단어(수박) 이제 그만 썼으면 좋겠다”면서 “거기에 상처받는 분들이 너무 많다. (나도 찢이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상처받더라. 그러니까 그분들이 저한테 기분이 좋겠느냐”고 했다.
이 대표는 “상대(국민의힘)의 작전은 이미 명확하다. 잘할 생각보다는 지배하기로 작정했고, 장애가 되는 것은 없앤다. 이게 기본 작전”이라면서 “그럼 우리 작전도 분명하다. 단합과 대오 유지가 제일 중요하다. 내부 균열은 절대 안된다. 좀 부족해보이고 달라보여도 용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제 지지자들이) 지금도 문자폭탄을 하고 (문자폭탄 보낼) 명단을 만들고 이러는데 거기에 들어간 분이 누굴 원망하겠나? (저에게) 득이 아니라 실이 되는 것”이라며 “(문자폭탄으로) 단단하게 뭉치는 것 같아 보이지만 결국 다 떨어져 나가고 소수가 된다. 누구를 왕따 시키면 마지막에는 자기가 왕따가 된다”고 꼬집었다.
내년 총선 공천과 관련해서는 “지역에 새로 오신 분이 ‘나 이재명 대표가 보냈어’라고 말하고 다닌다는 소문을 들었다. 균열 요인이라 조심시킬 것”이라며 “(공천) 평가 기준도 웬만하면 바꾸지 말고, 이해찬 대표 때 만들었던 룰도 웬만하면 손대지 말고 안정적으로 가자는 방침을 줬다. 각자 지역에서 열심히 활동하면 시스템에 의해 경쟁력 중심으로 (공천이) 결정되는 거지 억지로 되는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가 이처럼 강성 지지층의 자제를 촉구하며 당내 단합을 강조한 것은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 여부가 동료 의원들의 표결로 결정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강성 지지층 중심의 ‘팬덤 정치’가 내년 총선에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