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4선 중소기업중앙회장에 도전하는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선거운동 기간임에도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전기료 인상 등 중소기업 경영환경과 직결된 현안들에 대해 업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데 더 힘을 쏟고 있다. 단독 출마로 당선이 확실시되는 데다, 업계에 워낙 큰 영향을 끼치는 사안들이어서 선거운동 보다 업계 목소리를 대변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15일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이달 8일부터 27일까지가 제27대 회장 선거운동 기간이지만 후보 토론회나 지역별 선거운동은 열리지 않고 있다. 28일 정기총회 투표까지 2주도 채 남지 않았지만 전날 500여명 선거인단에 선거공약집을 보냈을 뿐 아직 지역별 선거운동 일정도 잡지 않았다. 4년 전 26대 회장 선거기간 당시 경선 토론회, 지방 순회 선거운동이 치열하게 전개됐을 때와 확연히 분위기가 다르다.
김 회장은 선거운동 보다 현안들에 대해 중소기업의 목소리를 내는 데 더 주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2월 임시국회 내 ‘노란봉투법’ 단독 처리를 추진하면서 중소기업 등 경제계에 비상이 걸렸다. 근로자·사용자 개념과 노동쟁의의 범위를 확대하고 불법쟁의행위에 대한 사용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제한한다는 내용이 이 법의 핵심이다. 이외에도 30인 미만 영세사업장에 대한 8시간 추가 연장근로 재입법, 납품단가연동제 안착 등이 주요 현안들이다. 김 회장은 전날 배포한 선거공약집에도 △기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 연부연납 기간 확대 △연장근로한도 월 단위 적용 △중대재해처벌법 형사처벌수준 완화 등을 공약으로 담았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선거운동 기간이지만 경제가 어렵고 중소기업에 얽힌 여러 과제들 때문에 지역을 돌면서 선거운동을 펼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김 회장이 처리해야 할 현안들이 많기 때문에 그쪽에 더 집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중기중앙회장 선거에서는 김 회장의 연임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단독 출마했다. 4년 전 선거 때는 후보 5명이 등록했고, 결선 투표 끝에 김 회장이 3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단독 출마했기 때문에 과반 찬성만 얻으면 당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