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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리포트] 춤의 황홀경 ‘매직 마이크: 라스트 댄스’

영화 ‘매직 마이크: 라스트 댄스’에서 마이클 레인(채닝 테이텀 분)이 6000달러를 제시한 맥산드라 멘도사(셀마 헤이엑 분)를 대상으로 스트립 쇼를 시작하고 있다./사진제공=Warner Bros.영화 ‘매직 마이크: 라스트 댄스’에서 마이클 레인(채닝 테이텀 분)이 6000달러를 제시한 맥산드라 멘도사(셀마 헤이엑 분)를 대상으로 스트립 쇼를 시작하고 있다./사진제공=Warner Bros.





10년이 흘렀는데도 매직 마이크의 삶은 오히려 팍팍해졌다. 여성을 황홀경에 빠뜨리는 춤 실력 하나만큼은 녹슬지 않았지만 매직 마이크는 더 이상 댄서이길 거부한다. 채닝 테이텀의 영화 ‘매직 마이크: 라스트 댄스’는 복근을 공개하고 성행위 흉내로 돈을 버는 남성 스트리퍼의 클럽 댄스를 예술로 승화시키려는 야심이 가득하다.

2012년 개봉 이후 문화적 현상으로 대두된 ‘매직 마이크’는 여성의 성적 판타지를 자극하고 남성에게는 뇌 속까지 근육으로 들어차게 만든 스트립 쇼의 넘버원 퍼포머였다. 3년 후 속편 ‘매직 마이크 XXL’에서는 진한 머스크향을 감추고 살아가던 춤꾼 본능을 다시 드러내며 남성 엔터테이너로 승격시키려 노력했다. 머클비치에서 열린 스트리퍼 컨벤션에 출전해 관객들을 열광시켰고, 현실에서는 라스베가스, 마이애미, 런던, 베를린, 시드니까지 매직 마이크 라이브 투어를 성공시켰다.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댄스 크루 앞에서 맥산드라(셀마 헤이엑)와 마이크(채닝 테이텀)가 에로틱 댄스의 시범을 보이고 있다./사진제공=Warner Bros. Pictures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댄스 크루 앞에서 맥산드라(셀마 헤이엑)와 마이크(채닝 테이텀)가 에로틱 댄스의 시범을 보이고 있다./사진제공=Warner Bros. Pictures



팬데믹으로 공연장이 장기 폐쇄되면서 다시 재정적 어려움에 처한 매직 마이크는 2023년 자선 파티에 출장 온 바텐더일 뿐이었다. 1편에서 매직 마이크의 경찰관 퍼포먼스에 홀딱 넘어갔던 10대 여성은 세월이 흘러 변호사가 되었지만, 그는 여전히 친구들에게 빚만 진 상태다. 이 파티에서 만난 영국 사교계 여왕 맥산드라 멘도사(셀마 헤이엑 분)가 은밀한 유혹을 건넨다. 5분을 할애한 매직 마이크와 맥산드라의 관능미 넘치는 랩 댄스(소파 댄스)는 영화 초반부터 후끈 열기를 뿜는다. 친밀함을 강조한 랩 댄스는 매직 마이크에게 ‘억압된 욕망에 대한 좀비적 대재앙’이고 맥산드라에게는 ‘무감각해지고 단절된 세상에 존재하는 열정의 분출’이다. 6000달러에 팔린 매직 마이크의 스트리퍼 본능은 또 한번 그의 인생을 바꾼다. 마이애미 스트리퍼 팀 ‘킹스 오브 탬파’로 사우스 캐롤라이나 머틀비치를 석권한 그가 연극과 뮤지컬의 메카인 영국 런던 웨스트 엔드로 진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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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왼쪽)이 영화 ‘매직 마이크: 라스트 댄스’의 촬영장에서 맥산드라를 연기한 셀마 헤이엑 피놀트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제공=Warner Bros.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왼쪽)이 영화 ‘매직 마이크: 라스트 댄스’의 촬영장에서 맥산드라를 연기한 셀마 헤이엑 피놀트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제공=Warner Bros.


스토리텔링의 귀재였던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날카로운 사회적 현상 지적은 예전만 못하다. 경기침체에 대한 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자본주의와 그 비애를 탐구하던 그가 3편에서는 카메라 움직임에만 집착하며 댄스 퍼포먼스의 예술성을 탐미한다. 세계 최고의 춤꾼을 찾는 오디션 장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마지막 30분은 그냥 뮤지컬 영화다.

매직 마이크의 라스트 댄스 파트너로 발레 댄서 카일리 시어를 기용해 빗물 속 ‘구애’ 퍼포먼스를 보이는데, 인생의 클라이맥스를 다시 맞을 준비를 채근하는 듯하다. 완벽한 복근을 보여주지 않아도, 티 팬티를 입고 남성성을 과시하는 스트리퍼가 아니라도 충분히 폭발적인 ‘듀엣 댄스’는 새로운 세상을 열고 싶은 욕망의 진화다. 그렇게 소더버그 감독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 돈 걱정은 여전하겠지만…”이라고 결론 짓는다. 팬데믹 이후 소통이 단절된 사회에 던지는 소더버그 감독의 메시지라고 하기엔 내용이 빈약하다. 스트립 댄스의 예술적 승화가 통할지는 모르겠지만 보는 재미는 있다./ 하은선 미주한국일보 편집위원, HFPA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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