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 D램 제조 회사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반도체 경기 둔화로 인력 감축 발표 2개월 만에 5% 추가 구조조정을 선언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인건비 감축 삭풍이 불어들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최근 임직원 5% 추가 해고 방안을 임직원 이메일로 전달했다. 이미 마이크론은 지난해 12월 미국, 아시아 등에서 근무 중인 4만9000여명 직원 가운데 10%를 해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마이크론은 이번 결정으로 올 한해에만 전체 인력의 15%를 감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론이 올해 들어 감원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사상 초유의 메모리 불황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금리·물가 상승으로 정보기술(IT) 시장 수요 부진이 찾아오자 마이크론은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을 맞이했다. 메흐로트라 CEO는 12월 인력 감축 발표 당시 "메모리 반도체 시장 환경이 심각하게 악화했다"며 "지난 13년 새 가장 심각한 수급 불균형"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론은 인력 감축과 함께 메모리 생산량을 20% 줄이면서 메모리 공급 과잉 현상에 대응하기로 했다.
올해 반도체 인력 감원·보수적 고용 정책 수립은 마이크론의 문제만이 아니다.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인 인텔은 불황에 대비해 지난해 10월 인력 20%를 감원하기로 했다. 엔비디아, 퀄컴 등 글로벌 반도체 설계 기업들도 올해 고용을 동결한다.
아직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 대규모 인력 감축 사례는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녹록지 않은 시장 상황이 지속될 시 국내에서도 인력 구조조정 삭풍이 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미국 반도체 장비 업체 램리서치는 올해 7% 수준의 인력 감원을 택했는데, 이 회사의 한국 법인은 본사 방침 영향으로 최근 희망 퇴직 신청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