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투자자이자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의 창업자 레이 달리오가 경영권을 넘기고 은퇴하면서 수조 원대의 보상 패키지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 시간) 지난해 달리오가 이사 자리 외에 경영과 관련한 모든 직책을 포기하는 대가로 ‘레이의 주식(Ray’s shares)’이라는 특별 주식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특별 주식으로 달리오는 향후 몇 년 동안 다른 브리지워터 임직원에 앞서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정기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됐다.
달리오는 자신이 보유한 회사 지분을 매도하는 과정에서도 수완을 발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리지워터의 경영진 10여 명에게 자신의 회사 지분을 살 의향이 있는지 확인한 뒤 충분한 자금이 없어 지분 매입을 주저하는 경영진에게는 10년 만기로 돈을 빌려주겠다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달리오의 개인 자산은 191억 달러(약 24조 8000억 원)에 달한다.
NYT에 따르면 달리오는 2021년 말 회장에서 물러난 뒤 1년 가까이 퇴직 보상 문제를 놓고 브리지워터와 줄다리기를 벌였다. 달리오는 은퇴 관련 협상에서 헤지펀드를 자신의 ‘재산권’이라고 언급하며 결별에 따른 보상을 원한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NYT는 전했다. 결국 달리오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특별 주식을 받는 조건으로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 자리를 반납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0월 브리지워터는 달리오가 경영권을 넘기며 브리지워터의 이사이자 ‘CIO 멘토’로 남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1949년 뉴욕 퀸스에서 출생한 달리오는 하버드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하고 1975년 브리지워터를 창업했다. 브리지워터는 세계 최대 헤지펀드로 성장했고 한때 1600억 달러(약 207조 7000억 원)의 자산을 관리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현재 브리지워터의 자산은 1250억 달러(약 162조 3000억 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