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엄마 휴대전화 액정이 깨졌어.”
최근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해 카카오톡이나 문자로 휴대폰 파손 상황을 알리면서 악성 링크에 접속하도록 유도한 뒤 자금 이체 또는 개인(신용)정보를 요구하는 ‘메신저 피싱’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2022년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22만7126건, 피해 금액은 총 1조6645억 원으로 집계됐다.
5년간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대출빙자가 13만1427건(57.9%·9998억 원)으로 과반을 차지했고 △메신저피싱(지인사칭)이 7만7655건(34.2%·2849억 원) △기관 사칭이 1만8044건(7.9%·3799억 원) 순이었다.
그런데 5년간 가장 많이 발생한 보이스피싱 유형인 △대출빙자의 경우 지난 2020년부터 급감하는 추세인 반면, 최근에는 △메신저피싱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 10건 중 9건은 메신저피싱이었다. 실제 메신저피싱이 전체 보이스피싱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피해건수를 기준으로 2018년 14%(9607건), 2019년 11%(8306건)으로 10%대에 불과했으나 2020년 34%(8921건)에 이어 2021년 85%(2만5287건), 2022년 89%(2만5534건)로 급증했다.
메신저피싱으로 인한 피해액 역시 2018년 216억원(전체 피해액의 5%), 2019년 342억 원(5%), 2020년 373억 원(16%), 2021년 991억 원(59%), 2022년 927억 원(64%)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5년간 발생한 메신저피싱(7만7655건)을 메신저 종류별로 보면 피해 신고 시 활용된 메신저 종류를 신고하지 않은 피해건인 기타(5만2847건)를 제외할 경우 피해 건수는 2만4808건(831억5000만원)이다.
이 가운데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사용한 피해 건수는 2만3602건(771억원)으로 95%에 달했다. 카카오톡의 국내 점유율이 96%가 넘는 상황을 고려하면 메신저 종류를 신고하지 않은 기타 피해건의 경우에도 대다수가 카카오톡을 통한 피해일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을 확인한 결과 현재 금융회사와 금융감독원은 보이스피싱 피해자 인원수조차 파악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 의원은 “지난 3년간 메신저를 통한 보이스피싱이 급증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국민 보이스피싱 피해 10건 중 9건이 메신저피싱으로 인한 피해였다”며 “금융 당국이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