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미얀마 이어 제2 잭팟 기대"…SK부터 포스코까지 잇단 낭보

■포스코인터, 인니 118조 가스전 탐사권 획득

"벙아광구 개발 가능성 높다" 평가

성공하면 천연가스 안정적 확보

친환경 시대 '에너지 주권' 기여

해양플랜트 등 연관산업도 수혜

SK도 세계 11개 광구 탐사 추진





국내 최고 천연가스 개발 성공 사례로 꼽히는 미얀마 가스전 사업은 2000년 초 당시 예산이 초과돼 사업이 좌초될 뻔했다. 인도 파트너사들이 그만두자고 했지만 당시 대우인터(현 포스코인터내셔널)는 밀어붙였다. 결국 2004년부터 2006년 세 차례에 걸쳐 4조 ㎥ 규모 3개의 가스전을 찾아냈다. 원유로 환산하면 7억 배럴 규모다. 당시 동남아 최대 규모 가스전이었고 현재도 국내 업체가 개발한 가스전 중 최대 규모다. 신경도 쓰지 않던 미얀마 가스전에 글로벌 업체들이 몰려들어 개발을 시작했다. 가스전 프로젝트로 국내 중공업·철강사 등 후방 산업도 호황을 누렸다.



23일 포스코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이번에 최근 탐사권을 획득한 인도네시아 벙아 광구는 미얀마 가스전보다 면적이 더 크다. 벙아 가스전 탐사 면적은 8500㎢로 미얀마 가스전(5560㎢) 면적을 넘어선다. 실제 가스 매장 여부를 확인해야 하지만 업계에서는 희망적인 분위기다. 자원 업계의 한 관계자는 “탐사를 시작하는 벙아 지역 근처에는 이미 실제 가스 매장량이 확인돼 생산을 진행하고 있어 잠재력이 큰 것은 사실”이라면서 “미얀마 가스전에 이은 제2의 잭팟을 기대할 정도”라고 말했다. 포스코인터도 국내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가스전 탐사권을 확보하면서 △에너지 주권 확보 △후방 산업 낙수 효과 △국내 에너지 기업 존재감 부각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희귀해지는 가스전…에너지 주권 강화=포스코인터뿐만 아니라 SK어스온도 최근 가스전 탐사권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에너지 개발 사업 자회사인 SK어스온은 지난해 4월 말 말레이시아 사라왁 지역 해상에 있는 SK 427 광구를 낙찰받았다. SK어스온은 현재 전 세계 11개 광구와 4개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SK E&S도 2012년부터 추진한 호주 바로사-칼디타 해상가스전에서 LNG 생산을 2025년부터 시작한다. 포스코인터도 2021년 말레이시아 해상 광구 탐사운영권을 획득해 최근 3년간 동남아 지역에서 2개 대형 가스전 광권을 확보했다.



세계 2위 LNG 수입 국가인 한국은 천연가스 자원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천연가스 공급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가스전의 가치도 올라가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개발 가능한 가스전이 줄어들고 경쟁도 치열해져 신속한 탐사가 최우선돼야 한다. 양수영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천연가스의 경우 수급이 갈수록 부족해지고 있다”며 “특히 재생에너지와 보완될 수 있는 천연가스는 친환경 에너지 시대에 중요한 자원”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트렌드에 수십조 전후방 산업 수혜=국내 에너지 업체들이 잇따라 가스전을 확보하면서 해양플랜트·기자재 등 국내 연관 산업도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

LNG산업은 탐사·개발·액화·수송·저장·공급·활용 등 어느 산업보다 가치사슬이 폭넓다. 국내 업체도 가격과 조건에 따라 참여 여부를 선택하겠지만 전 세계 최고 수준인 국내 해양플랜트 기업들이 높은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면 중장기적인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미얀마 가스전 개발 당시 현대중공업이 15억 달러 규모의 부유식생산설비를 수주하고 포스코 강재 역시 6만 6000톤가량이 사용되며 국내 후방 산업에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해양플랜트 업계에서는 2012년 이후 10년 만에 돌아오는 해양플랜트 호황 국면에 국내 에너지 업체들이 주요 에너지 프로젝트를 선점하면서 기대를 갖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의 에너지 프로젝트가 늘어날수록 국내 중공업 기업들 입장에서는 장기적인 호재”라고 설명했다.

2000년 초 미얀마 가스전부터 국내 업체들이 자체 기술력으로 광구 탐사 경험을 축적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도 인지도가 커지고 있어 향후 추가 탐사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윤경 한국자원경제학회 회장은 “포스코인터가 이번 탐사 기회를 얻은 것은 우리나라 탐사·생산(E&P) 기업들이 해외에서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독자적인 기술로 에너지 프로젝트를 성공한 사례가 극히 드물었지만 미얀마 가스전 프로젝트 성공 이후 세계 주요 자원 보유국에서도 국내 업체와 손잡는 일이 늘고 있는 것이다. 김 회장은 “2027년까지 가스는 초과 수요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LNG가 화석연료 이후 친환경 에너지로 가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어 천연가스의 중요성이 더 부각될 것”이라고 했다.


박호현 기자·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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