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中 "빅4 회계법인과 거래 말라"…국영·첨단기업에 '창구 지침'

세계 4대 회계법인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언스트앤영(EY)·KPMG·딜로이트의 로고.로이터연합뉴스세계 4대 회계법인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언스트앤영(EY)·KPMG·딜로이트의 로고.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최근 자국 기업에 세계 4대 회계법인과의 감리 계약을 피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이에 뉴욕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의 회계조사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재점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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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재정부 등은 지난달 국영기업 및 첨단기술기업 측에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언스트앤영(EY)·KPMG·딜로이트 등 ‘빅4’와 맺은 계약이 만료되면 중국 본토나 홍콩 회계법인과 계약하라는 ‘창구 지침’을 내렸다. 해외법인에 한해 재계약을 허용하더라도 모기업은 자국 회계법인과 계약해 미국의 감사 영향권에서 점차 멀어지도록 하는 전략을 요구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블룸버그는 “이번 지침은 민감한 분야에서 여전히 미중 디커플링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중국 당국은 데이터 보안 우려와 자국 회계 산업 강화를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12월 미중 규제 당국 간에 맺은 합의와 불협화음을 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중국 정부는 미국 상장 중국 기업에 대한 미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의 감독권을 전적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2020년 제정된 외국회사문책법(HFCAA)에 따라 미국 측 회계감리를 거부한 중국 기업 200여 곳이 상장 폐지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중국에 우호적인 소형 회계법인을 선택하도록 한 이번 조치는 빅4 회계법인과 중국 기업 모두에 타격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빅4가 2021년에 중국 기업 고객으로부터 낸 수익은 206억 위안(약 3조 8780억 원)에 달한다. 홍콩 투자자문사인 포트셸터인베스트먼드매니지먼트(PSIM)의 리처드 해리스 대표는 회계 투명성·전문성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것이라며 “글로벌 자본 유치 측면에서 중국 국영기업에 또 다른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형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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