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 구강건강이 신체기능을 포함한 전신 건강상태와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와 강민구 빛고을 전남대병원 노년내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16∼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65세 이상 노인 3018명을 대상으로 노쇠 정도와 저작 기능을 조사한 결과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23일 밝혔다.
노쇠는 일반적인 노화와 달리 신체 기능이 급격히 허약해져 장애나 입원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를 가리킨다. 생활습관이 불규칙적이거나 질병이 잘 관리되지 않고 신체활동이 저하되면 노쇠 위험이 증가한다.
평소 음식을 씹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는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노쇠 위험이 약 2.68배 높아졌다. 또 저작 기능이 저하된 노인은 정상 노인보다 치주질환이 많고 치아 개수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통계 분석을 통해 치주질환이 있으면 저작 기능이 약 1.29배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사랑니나 충치 치아를 제외하면 건강한 영구치가 1개 감소할 때마다 저작 기능이 3%씩 떨어진다는 결론을 얻었다. 음식을 씹는 능력이 영양 섭취와 식단 선택에 큰 영향을 끼치므로 노년기의 전신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정희원 교수는 "건강한 노년을 맞으려면 평소 구강 검진을 통해 치아 상태를 건강하게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며 "만약 음식을 씹는 데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라면 고령친화식품이나 보충제 등을 통해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해 노쇠를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노년임상중재'(Clinical Interventions in Aging)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