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3연속 베이비스텝 유력…월가, 금리 예상치 5.5%로 높여

[연준 긴축 의지 재확인]2월 FOMC 의사록 분석

2% 인플레 목표치 도달 때까지

기준금리 인상 기조 유지 분명히

일부 위원들은 '빅스텝' 주장도

1월 물가·고용·소비지표 등 고려

다음달에도 0.25%P 인상 가능성





22일(현지 시간) 공개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 의사록에서는 연내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에 대한 암시는 찾을 수 없었다.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둔화됐다는 신호가 나타날 때까지 더 긴축적으로 통화정책을 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FOMC 이후 발표된 고용 및 인플레이션 지표도 시장의 예상을 웃돌았기에 시장에서는 3월 FOMC에서도 기준금리 25bp(1bp=0.01%포인트) 인상을 점치는 이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날 공개된 2월 FOMC 의사록을 보면 거의 모든 회의 참석자들이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당시 FOMC 결과 연준은 투표권이 있는 참석자 만장일치의 결정으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 목표 범위를 4.50~4.75%로 기존 대비 25bp 끌어올린 바 있다. 다만 의사록을 보면 소수 참가자들은 50bp 인상을 주장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매파인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은 총재는 FOMC 직후 50bp 인상을 지지했다고 밝혔지만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이들이 투표권이 없다고 설명했다.



의사록에서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 지표가 연준의 목표치인 2%로 향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필요가 있다고 분명히 했다. 또한 인플레이션 위협이 앞으로 정책을 전망하기 위한 핵심 요소라는 점도 재확인했다. 이와 관련해 존 윌리엄스 뉴욕연은 총재는 이날 콘퍼런스 연설에서 “중요한 것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를 유지하는 일”이라며 “강한 경제의 기반인 물가 안정을 회복하는 게 우리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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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이후 발표된 경제지표들의 동향도 연준의 이 같은 기조를 뒷받침한다. 지난해 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연율 환산 기준 2.9%(속보치)로 시장 전망치인 2.8%를 웃돌았다. 특히 인플레이션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노동시장 상황은 여전히 뜨겁다. 이달 초 발표된 1월 신규 비농업 부문 일자리 수는 51만 7000개로 시장 전망치인 18만~19만 개를 크게 웃돌았다. 물가지표 역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전망보다 높은 전월 대비 0.5% 증가를 기록하면서 인플레이션의 둔화 속도가 시장의 예상보다 느렸다. 대표적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 역시 지난해 12월 전월 대비 -1.1%를 기록하는 등 연말 시즌에도 감소세였으나 1월에는 3%로 급반전했다.

시장에서는 다음 달 열리는 FOMC에서도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3월 FOMC에서 금리를 25bp 인상할 확률이 76%에 달하고 50bp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24%다. 캐시 보스찬치크 네이션와이드생명보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1월의 강한 인플레이션·고용 지표를 고려해 기준금리 예측치를 5.25%에서 5.5%로 높였다”고 전했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6월까지 3회 연속 0.25%포인트를 올려 미 기준금리가 현재 4.5~4.75%에서 5.25~5.50% 이상이 될 가능성이 70% 이상으로 높아졌다. 한 달 전만 해도 4% 수준이었다.

겐나디 골드버그 TD증권 투자전략가는 “성장이 완만하지만 매우 느리게 이어지고 있기에 연준의 역할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며 연준이 오랫동안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의사록에서는 급격한 금리 인상에도 경기 연착륙이 가능할지를 두고 엇갈린 의견이 발견됐다. 일부 참석자가 물가 상승률을 낮추면서도 낮은 수준으로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반면 급격한 금리 상승의 여파로 연내 경기 침체가 올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반면 금융시장에서는 여전히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나온다. 코디 왈라드 텐사우전드캐피털 매니지먼트 창업자는 마켓워치 기고문에서 “우리가 경기 침체 초입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고용과 소매판매 호조를 통해 경기 침체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기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뉴욕타임스(NYT)는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단호히 나서지 않는 것도 시장에 고통을 준다는 게 1970년대의 교훈”이라고 했다. 불라드 총재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좋은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며 “금리가 5%에 도달해야 한다. 지금은 5.375%까지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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