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 노조의 불법 행태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건설노조가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최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전국건설노동조합은 28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4만여 명이 참가하는 결의대회를 열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건설노조는 이번 집회를 대정부 투쟁의 지렛대로 삼기 위해 조합원 총동원령을 내렸다고 한다. 이에 경찰은 전국에서 100개 이상의 경찰 부대를 차출해 서울에 배치하고 불법행위가 있을 경우 엄정 대응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건설노조는 정부가 자신들을 폭력 집단으로 매도해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국 건설 현장은 무법천지나 다름없다. 건설노조 조합원들은 금품 요구, 채용 강요, 공사 방해 등 불법행위를 공공연하게 저지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건설 분야 노조의 불법 실태 조사를 벌였던 국토교통부는 ‘월례비’ 명목으로 뒷돈을 챙긴 타워크레인 기사 438명을 적발했다. 이들이 건설사에서 뜯어낸 금액만 243억 원에 달했다. 타워크레인 노조는 돈을 주지 않으면 작업 속도를 지연시키는 등의 횡포를 일삼아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국무회의에서 ‘건설 현장 폭력 현황 및 실태’를 보고받고 “‘건폭(건설 폭력)’이 근절될 때까지 엄정 단속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이 ‘건폭’이라는 용어까지 거론하며 발본색원 의지를 강조한 것은 ‘조폭(조직 폭력)’이나 ‘학폭(학교 폭력)’처럼 건설노조의 조직적 불법행위가 기업과 국민 경제에 주는 피해가 막대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뒷돈 요구 등 건설노조의 비리는 공사 비용을 늘려 결국 아파트 입주자나 국민들에게 더 큰 부담을 안기게 된다.
그런데도 건설노조는 반성은커녕 되레 정부의 탄압에 맞서 싸우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건폭이라는 소리를 더 이상 듣지 않으려면 28일 집회를 철회하고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협조해야 할 것이다. 건설노조가 이번 시위에서 불법행위를 저지른다면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법 위에 군림하려는 노조의 갑질에 흔들리지 않고 일관된 의지로 엄정한 법 집행을 계속해야 노사 법치주의를 확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