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학폭 아들 보호하려 대법원까지 간 정순신 국수본부장…법원은 '반성없다' 기각

아들 전학처분 막으려 행정소송 나서

학교측 "부모가 아들 선도 막는다"지적

정순신 제2대 국가수사본부장/연합뉴스정순신 제2대 국가수사본부장/연합뉴스




검찰 출신으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정순신 변호사가 아들의 학교폭력으로 인한 전학 처분을 막으려고 소송에 나섰으나 대법원에서 기각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법원의 판결문을 보면 학교는 정 본부장 등 부모가 자식의 선도를 막는다고 지적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 본부장 측이 2018년 9월 4일 아들 정 모 군을 대리해 강원도학교폭력대책지역위원회를 상대로 전학처분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에서 법원은 정 본부장 아들의 전학처분은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정 전 본부장 측은 항소했으나 2심과 대법원도 이를 기각했다.

당시 1심 판결문을 보면 정 군은 피해 학생에게 “제주도에서 온 돼지새끼”, “더러우니까 꺼져라”, “왜 인간이 밥먹는 곳에 오냐 꺼져라” 등의 폭언을 했다.

정 군은 또 피해 학생이 후배 앞에서 말하려 하자 “돼지는 가만히 있어”라며 창피를 줬고, 피해 학생과 같은 토론 동아리에 있으면서 그가 말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표결을 부쳐 내보냈다.



정 군은 또 “내 아빠 아는 사람 많다”, “검사라는 직업은 다 뇌물받고 하는 직업이다”, “판사랑 친하면 재판에서 무조건 승소한다”는 발언도 했다. 피해 학생은 극심한 우울 증상과 극단적 시도를 하는 등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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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학교의 교사는 “정군이 반성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정군을 선도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부모님이 많이 막고 계신다”고 증언했다.

재판부 역시 “정군은 피해 학생의 인격과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발언을 지속적으로 했다”면서 “기숙학교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같이 생활했기 때문에 피해학생이 입는 정신적 고통과 상처는 매우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정군은 상당한 기간에 걸쳐 피해 학생에게 학교 폭력을 행사했는데, 그 과정에서 큰 죄책감이나 죄의식을 느낀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당시 정군은 “피해 학생이 (폭언에) 이의나 불만을 제기하지 않은 채 웃어넘겨 정군 자신의 행동이 남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문제가 된 발언은 당시 상황이나 대화 상대방에 따라 달리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다”라고 해명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정순신 본부장은 언론을 통해 “자식의 일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피해 학생과 그 부모님께도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해명했다. 다만그는 “아이 잘못이 있어서 해결하는 과정이 있었고, 당시에는 서로 합의했었다”고 반론했다.

김남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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