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주지만 달랐다. 2차 전지는 올랐고 경영권 분쟁은 급락했다. 최근 증시에서 주목받는 두 종목에 대한 이야기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086520)는 28만 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3만8000원(15.7%) 급등했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11만 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급등했다. 에코프로는 2차 전지용 하이니켈 양극제 제조사인 에코프로비엠(247540) 모회사다. 코스닥 시장에서 2차 전지 테마를 이끌고 있다. 이날 에코프로비엠도 전날보다 4.71%(7500원) 상승한 16만6800원에 마감했다. 에코프로비엠의 시총은 16조 3133억 원으로 이미 SK그룹의 배터리 전문사인 SK이노베이션(14조455억 원)을 넘어섰다. 포스코의 배터리 자회사 포스코케미칼(17조419억 원)에 육박하고 있다.
에코프로가 급등하는 배경은 자회사의 2차 전지 관련 실적 개선 기대감이다. 에코프로비엠의 양극재 생산력(CAPA)은 지난해 9만 5000톤에서 올해 18만 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BMW·포드·현대차 등 전방 고객사들의 신차 출시와 양극재 CAPA 증설효과가 더해지며 높은 외형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에코프로비엠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조 9382억 원, 6027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년 대비 각각 66.85%, 57.58% 개선된 수치다. 자회사 실적이 개선되면 모회사는 자연스레 기업 가치가 올라간다.
DB 역시 기대감은 비슷했다. DB는 ‘남매의 난’ 논란에 최근 급등했다. 하지만 27일 전날보다 5.21%(77원) 급락한 1402원에 마감했다. 6거래일 만의 하락이다. DB는 1월 2일 795원에 장을 시작했다. 두달여 만에 2배가 급등했다. DB 주가 강세는 김준기 명예회장의 보유 지분 확대가 꼽힌다. 지난해 말 김준기 명예회장이 DB김준기문화재단이 보유한 DB 지분 전량 864만여주를 사들이면서 지분은 11.6%에서 15.9%로 늘었다. DB 지분율은 김남호 DB그룹 회장(16.8%), 김준기 명예회장(15.9%), 김주원 DB그룹 부회장(9.9%) 순이다. 김주원 부회장은 김준기 명예 회장의 딸이다. 김남호 회장과 김준기 명예회장·김주원 부회장의 대결 구도를 점치는 이들이 많다.
DB그룹의 자회사인 DB하이텍(000990)의 배당 확대 기대감도 DB 주가 강세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 들어 DB하이텍은 24.4%, 하이텍1우는 37.9% 상승했다. DB하이텍 소액주주는 연대는 보통주 1주당 2417원의 현금배당 결의를 요청하는 주주제안을 지난 14일 제출하며 회사에 배당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DB하이텍이 제시한 배당금은 보통주 1300원, 우선주 1350원이다.
다만 에코프로와 DB 양쪽이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증권 시장 특성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다. 에코프로는 아직 테슬라 데이라는 거대한 이벤트가 남아있다. DB는 경영권 분쟁이 발발하지 않았지만 여러 언론에서 ‘남매의 난’이라는 추측성 기사가 나오고 회사에서는 공식 부인하면서 기대감이 살짝 빠진 상황이다. 남매의 난이라고 하기에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실체적 움직임은 없는 상태. 한 업계 관계자는 “기대감으로 오른 두 종목의 차이는 결국 생산을 하느냐, 실제로 싸움이 있느냐인데 앞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에 따라 주가는 급등 혹은 급락할 수 있어 실체를 보이기 전 주가 조정은 있을수 있고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