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A+’급인 세아베스틸이 600억 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목표액의 7배에 달하는 자금을 끌어들이며 흥행에 성공했다. 최근 국고채 금리 상승으로 채권 가격이 하락 추세인 가운데 비우량채(A~BBB급)로 분류되는 회사채라도 해당 기업의 기초 체력이 탄탄할 경우 투자자 수요가 몰리는 모습이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세아베스틸은 이날 3년물(600억)에 대한 수요예측 결과 총 4360억 원의 주문을 받았다. 세아베스틸은 개별 민평금리(민간 채권평가사들이 평가한 기업의 고유 금리)에 -50~50bp(1bp는 0.01%)를 가산한 금리를 희망 이자율 범위로 제시했고, -21bp에 모집 물량을 채웠다. 시장이 평가하는 회사채 가격보다 더 비싸게 사려는 투자자가 많았다는 의미다.
세아베스틸은 2022년 세아베스틸지주(001430)에서 물적분할돼 설립됐다. 세아베스틸지주가 지분을 100% 소유한다. 세아베스틸은 탄소합금 특수강을 주력으로 생산, 판매하는 철강 전문회사로 현재 탄소 합금강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수강은 자동차, 기계, 조선 등에서 엔진 등 고강도·고내구성을 요하는 핵심부품에 사용된다.
유준기 한국기업평가(034950) 연구위원은 “분할 전 세아베스틸의 연결실체 대비 사업포트폴리오는 축소됐다”면서도 “견고한 시장지위와 다각화된 수요산업 등을 통해 연 평균 1000억원 이상의 양호한 현금창출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우수한 수준의 재무안정성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아베스틸은 이번 공모로 조달된 자금을 모두 3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세아베스틸의 회사채 발행 예정일은 오는 8일로 최대 1200억 원까지 증액할 수 있다.
세아베스틸보다 신용등급이 한 단계 아래(A)인 동아쏘시오홀딩스(000640)도 300억 원 모집에 1010억 원의 주문을 받으며 수요예측에서 선전했다. 2년물(100억 원)에 410억 원, 3년물(200억 원)에 600억 원을 모집했다. 희망 이자율 범위로는 등급 민평금리에 -60~60bp를 가산해 제시했는데 2년물과 3년물 모두 각각 신고 기준 -50bp, -45bp에서 물량을 채우며 언더발행에 성공했다. 2년물은 4.7%중반대, 3년물은 4.9%중반대 수준의 금리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1949년 설립돼 의약품 제조판매업을 하다 2013년 동아쏘시오 계열의 순수 지주사로 전환했다. 동아제약, 동아에스티(170900) 등 주요 계열사들로부터 수수료 수익, 용역 수익, 임대 수익, 배당 수익 등 안정적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고 평가된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공모발행 금액 300억 원을 전액 오는 5월 만기인 520억 원 규모 회사채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회사채 발행 예정일은 오는 8일로 최대 500억 원까지 발행액을 늘릴 수 있다.
한편 우량채로 분류되는 GS EPS(신용등급 AA-)의 1000억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도 5600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3년물(500억 원)과 5년물(500억 원)에 각각 2700억 원, 2900억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GS EPS는 개별 민평금리에 -30~30bp를 가산한 금리를 희망 이자율 범위로 제시했고, 3년물 -10bp, 5년물 -26bp에 물량을 채웠다.
GS EPS는 충남 당진에 LNG 복합화력발전 설비(2,406MW)와 바이오매스 발전소(210MW)를 운영하는 발전회사다. 이번에 조달하는 금액은 전액 직도입 예정인 LNG 구매대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복수의 신용평가사들은 GS EPS가 우수한 발전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향후 영업 현금흐름을 통한 점진적인 재무부담 축소가 가능할 것이라 전망했다.
오는 9일 발행될 GS EPS 회사채 금리는 3년물은 4.3%대, 5년물은 4.5%대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GS EPS는 최대 발행액을 1500억 원까지 증액해 발행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