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정순신 변호사가 자녀의 과거 학교폭력 문제로 낙마한 가운데, 서울대에는 이번 사태를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는가 하면 입학본부로 항의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
1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앞 게시판에는 정 변호사의 임명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자신을 생활과학대학 22학번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국가수사본부장은 전국의 3만 수사 경찰을 총지휘하는 자리”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학교폭력은 문제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 정순신의 아들이 고교 시절 피해자를 자살 시도에 이르게 할 만큼 심각한 학교 폭력 가해자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순신의 아들은 현재 서울대 철학과에 재학 중으로 윤석열, 정순신과 함께 부끄러운 대학 동문 목록에 함께 할 자격이 충분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 변호사의 아들은 지난 2017~2018년 동급생에게 욕설 등 지속적으로 언어폭력을 행사했다. “개돼지”, “빨갱이” 등 폭언을 일삼았고, 피해자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불안과 우울 증상을 겪었다. 결국 피해자는 정신과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고 극단적 선택 시도까지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정 변호사는 자녀의 전학 처분을 막기 위해 강원도 학생징계조정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고, 징계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3심까지 강행했다.
학교폭력 피해로 학업을 제대로 이어갈 수 없었던 피해자와 달리, 정 변호사의 자녀는 학교폭력 사실이 주요하게 반영되지 않는 정시 전형으로 명문대에 입학했다.
정 변호사는 “피해자와 그 부모님께 저희 가족 모두가 다시 한번 용서를 구한다. 아들 문제로 국민이 걱정하시는 상황이 생겼고 이러한 흠결을 가지고서는 국가수사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도저히 수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국가수사본부장 지원을 철회한다. 저희 가족 모두는 두고두고 반성하면서 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