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연합(EU) 등 서방 각국에서 ‘틱톡 사용 금지’ 움직임이 확산하는 가운데, 중국의 글로벌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청소년 이용 시간제한을 도입하는 등 이용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
1일(현지시간) 포브스, BBC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틱톡은 청소년 사용자의 이용 시간을 제한하는 규정을 마련해 수주 안에 시행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앞서 틱톡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틱톡은 앞으로 몇 주 안에 새로운 ‘스크린 타임’을 18세 미만 사용자 계정에 자동 적용할 것이라면서 60분을 넘겨 틱톡을 사용하고 싶은 청소년들은 별도 암호를 입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조치는 강제 규정이 아닌 청소년 이용자 자율에 맡겨질 전망이다. 틱톡 측은 하루 100분 이상 사용하면서 60분 제한 시간을 기본으로 선택하지 않은 청소년 사용자들에 대해서는 스스로 사용 제한 시간을 설정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 13세 미만의 어린이 사용자는 부모가 번호를 설정하거나 입력한 경우에 한해 30분을 추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코맥 키넌 틱톡 신뢰·안전 책임자는 합당한 스크린 타임과 그 영향에 대한 공감대가 존재하지 않는 상항에서 학술 문헌과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사용 제한 시간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틱톡의 청소년 이용 시간제한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많은 청소년이 스마트폰과 SNS 앱에서 제공하는 부모 통제 장치를 우회하는데 이미 익숙해져 있다는 것이다.
중국 빅테크 기업 바이트댄스(ByteDance)가 개발한 틱톡은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내려받기 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MZ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기절할 때까지 자신이나 상대방의 목을 조르는 ‘기절 챌린지’ 등 조회수 늘리기 목적의 유해 영상이 퍼져 청소년들이 목숨을 잃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앱 개발사 쿼스토디오(Qustodio)가 최근 발표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4~18세 어린이와 청소년이 가장 오래 사용하는 SNS는 틱톡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이들의 하루 평균 틱톡 사용 시간은 107분을 기록했다. 이는 유튜브(67분), 스냅챗(72분), 인스타그램(45분), 페이스북(20분)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여기에 ‘중국 공산당이 원하면 틱톡의 민감한 개인정보가 베이징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포브스는 “다수의 보고서들은 이 같은 우려가 완전히 비합리적이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바이트댄스는 이미 여러 차례 미국 이용자들의 데이터에 접근한 바 있으며 그 목적은 미국 시민을 추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미국을 중심으로 틱톡 사용 자체를 금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는 이날 틱톡 사용을 전면 금지할 수 있는 권한을 미국 대통령에게 부여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지난달 27일 연방정부 전 기관에 30일 안에 틱톡을 삭제하라는 지침을 내렸으며, 캐나다·일본 등도 정부 공용 기기를 대상으로 동일한 결정을 내렸다.
유럽의회도 지난달 28일 직원들의 틱톡 앱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으며, 덴마크 의회도 모든 의원과 직원들에게 업무용 기기에 설치된 틱톡 앱을 삭제할 것을 강력히 권고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