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 경기가 빠르게 위축되고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는 가운데 건설 비용 인상, 착공 지연, 주택수급 불안 등으로 건설·부동산 시장의 하방 압력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BNK금융그룹 소속 BNK경제연구원이 ‘건설·부동산 시장 현황과 지역경제 시사점’ 연구보고서를 9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건축 착공면적은 2022년 4분기 중 전년 동기 대비 -37.8% 감소하며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최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경제권역별로는 호남권(-55.1%), 대경권(-53.0%), 수도권(-40.6%), 충청권(-25.3%), 제주권(-20.2%), 동남권(-17.6%), 강원권(-14.0%) 순으로 감소했다.
건설수주액도 같은 기간 -15.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경권(-49.7%), 강원권(-43.8%), 호남권(-38.7%)의 부진 폭이 컸다. 다만 동남권(36.0%)의 경우 토목 건설수주가 크게 늘어나며 경제권역 중 유일하게 수주액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2022년 4분기 중 -4.6% 하락하며 2019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아파트 매매거래량도 같은 기간 중 -54.3% 감소하며 8분기 연속 감소했다.
아파트 전세가격은 같은 기간 중 -5.2% 하락하며 통계발표가 시작된 2003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한 반면 월세가격은 1.9% 상승하며 오름세를 이어갔다.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2023년 1월 7만5359호까지 늘어났다. 지난 한 해 동안 5만0397호 급증했는데 연간 미분양 물량 증가분이 5만호를 넘어선 것은 2008년(5만3345호) 이후 14년 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최근 10년 중 상가 임대가격은 최저, 공실률은 최고인 것으로 조사됐다.
2022년 4분기 중 국내 상가임대가격지수는 99.7p로 2013년 지수 발표 시작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상가공실률도 2013년 이후 최고 수준인 13.2%까지 상승했다.
연구원은 지역 건설·부동산 시장의 하방 압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비용 인상, 착공지연, 주택수급 불안 등이 시장 활력 회복을 제약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부동산 PF(Project Financing) 불안이 가시화될 경우 제2금융권, 중소형 건설사에 대한 1차 충격은 물론 투자 및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지역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에 2차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동남권은 2022년 4분기 중 인허가 대비 착공면적 비중이 44.4%로 전국 평균(54.1%)을 크게 밑돌았을 뿐만 아니라 경제권역 중 가장 낮아 착공지연에 따른 건설업계 수익성 및 건전성 악화 등 관련 우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주택공급이 주택수요를 크게 넘어선 것도 시장회복의 지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2022년 중 동남권은 주택공급이 4만5479호, 주택수요가 3만87호로 1만5000호 이상 초과공급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글 연구위원은 “신속하고 선제적인 대응으로 리스크 확산을 조기 차단하는 것이 중요한 시기”라며 “정부는 규제 완화, PF 보증한도 및 유동성 공급 확대 등의 지원을 강화하고 건설사와 금융회사도 분양가 재산정, 자금 확보 등 다양한 자구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