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9일 오후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한 발을 서해상으로 발사했다. 13~23일 열릴 예정인 한미연합연습 ‘자유의방패(FS)’에 반발해 도발을 감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6시 20분께 북한이 평안남도 남포 일대에서 서해 방향으로 발사한 SRBM 한 발을 포착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지난달 20일 단거리 미사일을 쏜 지 17일 만이며 올 들어서는 네 번째 도발이다. 군은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은 이날 SRBM을 포착한 후 1시간 20분 이상 지난 뒤 탐지 사실을 공개했다. 탄도미사일 발사를 포착하는 즉시 실시간 수준으로 공개하기로 한 방침과 달리 공지에 시간이 걸렸다. 군은 이번에도 탄도미사일의 항적을 실시간으로 탐지했으나 그 시간이 매우 짧아 궤적을 분석하느라 공지에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도발은 한미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대응해 이전 정부보다 훈련 규모를 키우고 실질적 훈련을 강화하는 데 대해 북한이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FS 기간에 사단급 쌍룡 연합상륙훈련과 연합특수작전훈련(티크나이프) 등 20여 개 훈련을 집중적으로 펼쳐 과거 ‘독수리훈련(FE)’ 이상의 실기동 훈련을 전개하기로 했다. 또 연습 기간에 미국 핵추진항공모함 니미츠호(CVN-68),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탑재 핵추진잠수함의 한반도 전개가 예상된다. 앞서 이달 3일에는 B-1B 전략폭격기와 무인공격기 MQ-9 리퍼, 6일에는 B-52H 전략폭격기가 전개했다.
북한은 이미 도발을 예고한 바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이달 7일 “미국과 남조선의 과시성 군사행동들과 온갖 수사적 표현들은 의심할 바 없이 우리가 반드시 무엇인가를 통하여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조건부를 지어주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압도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위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