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 보잉사로부터 350억 달러(약 46조 원)어치의 항공기를 주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가 중국의 중재로 이란과의 관계 정상화에 합의한 것을 두고 ‘미국 패싱’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 달래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르면 12일 사우디 국부펀드가 보잉과 이 같은 거래 내용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우디는 총 100대 이상의 항공기를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 측은 2021년 제2의 국적항공사를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제2의 국적항공사 창설로 사우디가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가 되는 데 일조해 석유에만 의존하는 국가 경제구조를 개혁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이번 항공기 주문도 이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보잉과 유럽의 에어버스는 사우디로부터 대규모 주문을 따내기 위해 수개월간 경쟁을 벌여왔다. 결국 보잉이 최종 낙점될 것으로 보여 미국에서 수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사우디가 보잉으로부터 항공기를 대량 구매하는 것이 10일 나온 사우디와 이란 간의 관계 정상화 합의와 관계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합의는 중국의 중재로 이뤄져 미국이 패싱당했다는 지적이 많은 상황이다. 사우디가 대규모 항공기 구매로 미국에 ‘경제 선물’을 주며 이의 제기를 잠재웠다는 평가다. 한편 보잉은 최근 잇따라 대규모 항공기 수주에 성공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에어인디아가 보잉으로부터 항공기 220대를 주문했는데 이는 850억 달러 규모로 상업용 항공기 주문 역사상 최대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