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통보를 받고 연인을 흉기로 찌른 뒤 아파트 19층에서 떨어뜨려 살해한 남성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33)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김씨는 지난 2021년 11월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에서 연인이던 피해자가 이별을 통보하자 흉기로 피해자의 몸을 여러 차례 찌른 뒤 아파트 19층 베란다에서 떨어뜨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김씨의 마약 범죄도 발견됐다.
재판부는 "A씨가 중학생 시절부터 정신과 상담을 받아왔고 심신 미약상태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정상 참작되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원심의 판결이 심신장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김씨는 피해자와 2020년 8월께부터 교제해 지난 2021년 2월부터 사건 직전까지 동거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김씨가 향후 불특정인을 상대로 재범할 것이라 단정하기 어렵다며 검찰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 청구는 기각했다.
1심 재판부는 "20대에 불과한 피해자가 목숨을 잃고 그 과정에서 겪었을 고통이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극심했을 것"이라며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도 부착해야 한다고 청구했지만, 1심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도 1심 판결을 유지했다.
김씨는 심신 미약 상태에서 범행한 점을 참작해달라며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도 "엄중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며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2심 재판부는 "김씨가 오랜 기간 정신과에서 약물 치료를 받은 점은 인정되지만, 이로 인해 범행 당시 행동 통제 능력이 줄었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