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박수홍(53)씨가 62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친형 진홍(55) 씨 부부 재판에 증인으로 나서 강력하게 처벌해달라고 법원에 호소했다.
15일 박 씨는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배성중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진홍 씨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형이) 수많은 세월 동안 저를 위하며 자산을 지켜주겠다고 기만하고 횡령 범죄를 끝까지 숨기려고 했다"고 밝혔다. 검사가 피고인들 처벌을 원하는지 묻는 질문에도 "강력히 원한다"고 답했다. 반면 진홍 씨는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했다.
박 씨는 “이건 단순한 횡령 범죄가 아니다"며 "제가 고소를 하자 저와 제 곁에 있는 사람들을 인격살인했다”고 강조했다. 또 "통장 자체를 맡겼다. 제 자산을 불려주고 (법인을) 잘 운영하고 있다고 믿었다"며 "횡령 사건 이후에 법인 자금이 개인 부동산 취득에 쓰인 것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30년이 넘게 일했는데 내 통장에 3380만원 남아있더라"며 "물리적으로 전세 보증금을 낼 돈이 없어 결국 급하게 보험을 해지하고 전세금을 냈다"고 토로했다.
진홍 씨는 지난 2011년부터∼2021년까지 박 씨 매니지먼트를 전담하면서 1인 기획사 법인 자금과 박 씨 개인 돈 61억7000만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지난해 10월 재판에 넘겨졌다. 형수 이모(52) 씨도 일부 횡령에 가담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2021년 박 씨의 고소로 법적 분쟁이 불거지자 출연료와 법인 계좌에서 돈을 빼내 자신들 변호사 비용으로 쓴 혐의도 받는다.
“로비도 할 수 없는 32년차 연예인”
검찰은 기획사의 법인카드를 진홍 씨 부부가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보고 진홍 씨 아내가 자주 방문했던 백화점의 상품권과 고급 휘트니스 센터 결재 내역, 진홍 씨 부부 자녀가 다닌 것으로 추정되는 태권도, 미술학원의 사용 명세를 증거로 제출했다.
박 씨는 "나는 상품권을 구매해본 적도 없고 어떻게 뽑아야 하는지도 몰랐다"며 "밤낮으로 스케줄이 있어서 학원에 갈 시간도 없고 상품권을 만들어서 방송 관계자 등에 돌리며 로비를 할 수 없는 32년 차 연예인"이라고 강조했다.
박 씨는 이날 재판에 들어가기 앞서 취재진에게 심경을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다른 모든 분들이 그렇듯 가족들을 사랑하고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평생을 부양했다”며 “열심히 일했던 많은 것들을 빼았겼고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으나 그리 되지 않아 이 자리에 섰다”고 했다.그러면서 “가까운 이들에게 믿음을 주고 선의를 베풀었다가 피해자가 된 많은 분들께 희망을 줄 수 있는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증언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씨는 내달 19일 공판에도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