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직된 근로시간과 강성 노조 활동 등 우리나라의 노동시장 자유도가 글로벌 하위 수준이라는 미국 싱크탱크 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16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2023 경제자유지수’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노동시장 항목에서 ‘부자유’ 등급을 받았다. 종합 평가에서는 184개국 중 15위로 상위권에 들었지만 노동시장은 낙제점을 받은 것이다.
헤리티지재단은 매년 기업·개인의 경제활동 자유 수준을 분석하는 보고서를 통해 △법치주의 △규제 효율성 △정부 규모 △시장 개방성 등 4개 분야의 12개 항목별 점수(100점 만점)와 등급을 발표한다. 등급은 ‘완전 자유’부터 ‘억압’까지 5등급으로 나뉜다.
한국은 종합 평가에서 73.7점으로 ‘거의 자유’ 등급을 받았지만 노동시장(56.2점), 조세(60.1점), 투자 및 금융(60.0점) 항목에서 낮은 등급을 받았다. 특히 근로시간·채용·해고 등 노동시장 규제를 평가하는 노동시장 항목에서는 12개 항목 중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해 ‘부자유’ 등급을 받았다. 노동시장 항목을 주요국과 비교하면 미국은 76.3점, 일본은 66.8점, 영국은 62.2점이다. 독일은 한국보다 낮은 52.8점이다.
헤리티지재단은 “경직된 노동시장 규제, 강성 노조 활동으로 기업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며 “고령화, 낮은 노동생산성, 높은 수출의존도 등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리티지재단은 주 52시간제를 전격 시행한 2021년에도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한국 노동시장이 더욱 경직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황용연 경총 노동정책본부장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경직된 노동시장 규제와 강성 노조 활동이 기업들의 경제활동을 제약하고 있다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며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근로시간 규제 개선은 노동시장 경직성을 완화하기 위한 노동 개혁의 첫걸음”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