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국내 은행으로는 처음으로 투자자문업에 진출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초 당국은 KB국민은행의 투자자문업 허가를 받았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구체적인 것은 밝힐 수는 없지만 투자자문업 허가를 받은 것은 맞다"고 확인했다. 그동안 은행들은 부동산 분야에 국한해서 투자자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대형판매사인 은행이 종합적인 투자자문업에 뛰어들게 될 경우 타 업종과의 과열 경쟁을 일으킬 수 있고, 정부가 안정적인 예대마진을 보장한 은행이 증권이나 자산운용의 주력 사업을 침범해 과실을 가져갈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국내 은행의 수수료 등 비이자수익 비중이 미미해 '이자 장사'로만 수익을 올린다는 비판이 거세졌다. 금융당국 역시 이런 문제에 적극 공감하면서 한편으로는 은행들의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부수업무규제 완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당장은 공모 펀드를 중심으로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국민은행이 자문서비스의 물꼬를 튼 만큼 향후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과의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규모 지점과 WM(웰스매니지먼트) 센터 등을 보유한 은행이 종합자산관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면 기존 증권·자산운용사들의 기반을 흔들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투자자문업 뿐만 아니라 은행들이 투자일임업도 허용해 달라고 당국에 요청하고 있는데 금융당국이 비이자수익을 늘리라고 한 만큼 (허용)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며 "은행이 막대한 인프라를 통해 자산관리업을 강화한다면 기존 플레이어들에게 분명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