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에너지 가격이 주춤한 사이 서비스 가격이 일제히 오르면서 생산자물가가 두 달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기저효과로 전년 동월 대비로는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으나 수요 측 물가 압력이 여전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한국은행은 올해 2월 생산자물가지수가 120.42(2015년=100)로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고 밝혔다. 생산자물가는 1월(0.4%)에 이어 두 달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4.8%로 지난해 6월(10.0%) 이후 8개월 연속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
생산자물가가 오름세를 이어간 것은 서비스 가격이 전월보다 0.3% 상승한 영향이 컸다는 설명이다. 음식점 및 숙박 서비스가 0.6% 오른 가운데 부동산 서비스도 0.4% 올랐다. 세부 품목별로는 주거용 부동산 관리(4.4%), 제과점(3.6%), 한식(0.7%) 등이 상승했다.
공산품도 석탄 및 석유 제품이 1.0% 내렸으나 화학 제품이 0.6% 오르면서 전체로는 0.1% 상승했다 다만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은 전월 대비 0.3% 하락했다. 산업용 도시가스(-1.5%), 증기(-2.1%) 등이 내린 영향이다.
농림수산품은 농산물(1.5%)과 수산물(2.1%) 가격 상승에도 축산물(-3.2%) 하락으로 전월 대비 0.2% 하락했다. 난방비 부담에 한파 등으로 풋고추(56.8%), 호박(18.8%) 등 농산물 가격이 급등했을 뿐만 아니라 조기(118.3%)나 멸치(6.7%) 가격도 출렁거렸다. 반면 돼지고기(-9.7%)와 달걀(-11.0%) 등은 내렸다.
생산자물가는 한 달 정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는 만큼 물가 하락 속도가 더딜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점차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5%를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서정석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도시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하락했으나 음식·숙박 등 서비스 가격이 오르면서 생산자물가가 올랐다”며 “3월은 서비스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는 반면 LNG 가격 하락으로 산업용 도시가스 가격이 떨어지는 등 상하방 요인이 혼재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