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중국 영상 플랫폼인 틱톡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정작 미국 내 틱톡 이용자는 약 3년 사이 50%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계의 바람과 달리 일반 미국 시민들 사이에서 틱톡의 영향력은 점차 거세지는 모양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틱톡은 현재 미국 내 월간활성이용자(MAU)가 1억 5000만 명이라고 밝혔다. 1억 명이던 2020년보다 50% 늘어난 수치다.
실제로 미국에서 틱톡은 전 세대에 걸쳐 이용자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에디슨리서치가 지난해 1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12세 이상 인구 중 틱톡을 이용하는 비중은 36%로, 2020년의 11%에 비해 25%포인트 늘었다. 전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비교해봐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이어 3번째로 많았다.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가 내놓은 영상 편집 앱 '캡컷(CapCut)'의 인기몰이도 거세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데이터분석업체 디안디안의 자료를 인용해 캡컷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2억 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2020년 4월 출시된 캡컷은 짧은 길이의 동영상을 의미하는 '숏폼(short form)' 인기 속에 지난해 말 애플 앱스토어 다운로드 1위에도 올랐다.
틱톡과 '틱톡 동생 앱'이라 불리는 캡컷의 인기는 미국 정가에서 틱톡 사용 금지를 추진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백악관은 각 정부 기관에 30일 이내에 기관이 운용하고 있는 IT 단말기에서 틱톡 앱을 제거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틱톡이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국 정부로 넘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급기야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틱톡에 저우서우즈 최고경영자(CEO)의 지분을 전량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내 사용을 전면 금지하겠다고까지 통보한 상태다. 미 상원의 양당 의원들도 대통령에게 미국 내 틱톡 사용 금지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저우 CEO는 23일 하원 에너지 통상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이다. 틱톡이 최근 자사의 개인정보 보호 노력을 강조하고 중국 공산당과의 관계를 부인해온 만큼 이날 청문회에서도 비슷한 주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