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단독] 글로벌 완성차, 고려아연에 합작 러브콜…'광물 脫중국’ 가속

IRA·CRMA에 중국산 배제 가속

글로벌 車·배터리 파트너십 제안

고려아연 북미 재활용 공장 추진

고려아연 울산 공장 전경. 사진제공=고려아연고려아연 울산 공장 전경. 사진제공=고려아연




한국 배터리 소재 회사를 향한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구애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을 계기로 중국산 광물을 배제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양극재, 폐배터리 재활용 등 다양한 소재 분야에서 해외 진출이 가속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장사범 고려아연(010130) 부사장은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기자와 만나 “북미에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배터리 회사는 물론 완성차 업체들까지 합작을 제안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활용 사업은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 기업인 고려아연이 배터리 소재 분야를 강화하기 위한 신(新)성장 동력 중 하나다. 이 회사는 폐배터리에서 니켈·리튬·코발트 등 주요 원자재를 회수하는 건·습식 융합 재활용 기술을 보유했다. 파트너 회사가 확정되면 연내 공장을 착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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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고려아연에 주목하는 것은 중국산 광물 공급망에서 탈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IRA와 유럽 CRMA는 자국의 배터리 공급망을 육성하고 중국산 소재나 원자재를 배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CRMA에는 2030년까지 원자재의 15%를 재활용하도록 하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완성차 회사들은 호주·남미 등 광물 조달선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폐배터리 재활용으로 원자재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배터리 주요 소재인 양극재 회사들도 해외 완성차 업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캐나다에서 에코프로비엠(247540)이 미국의 포드, SK온과 손잡고 양극재 공장을 세우기로 했으며 포스코퓨처엠도 캐나다에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의 양극재 합작공장을 짓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미국에 이어 유럽에도 양극재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완성차·배터리 회사들과 논의하고 있다. 엘앤에프(066970)는 미국 테슬라와 약 3조 8000억 원 규모의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계약을 지난달 체결했다.

박형근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완성차 업체들이 테슬라나 폭스바겐처럼 일부 배터리 물량이라도 직접 생산할 가능성을 고려하면 국내 소재 업계와 직접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사례는 잇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배터리 소재 시장도 급성장할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 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질 등 4대 배터리 소재의 전 세계 시장 규모는 2022년 70조 원에서 2030년 192조 원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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