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미국이 틱톡 퇴출해도 영상 시청은 못 막아 [김광수의 中心잡기]

청소년 중독·개인정보 불법 수집 논란 ·확산

미국, 유럽연합, 일본 등 퇴출 논의 확산중

서비스 제한해도 이용 자체 막을 수 없어

더우인 급성장에 바이트댄스도 타격 적어

미국이 틱톡 퇴출해도 영상 시청까진 막지 못 합니다


중국의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몇 년 전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틱톡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최근에는 일부 국가에서 틱톡을 자국 시장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데요. 고작 숏폼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을 두고 왜 이렇게 갈등이 커지는 것일까요?



틱톡은 보통 15초에서 60초 이내의 비교적 짧은 길이의 동영상을 제작, 공유할 수 있는 숏폼 동영상 플랫폼입니다. 2016년 9월 중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고 2017년 5월 동아시아, 2018년 8월에는 전 세계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했습니다.

중국에선 더우인이라는 명칭으로, 해외에선 틱톡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죠.

틱톡은 10~20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해 글로벌 기준, 서비스를 시작한 지 5년도 채 안 돼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플랫폼이 됐습니다. 동영상 플랫폼 최강자 유튜브를 넘어설 정도로 고속 성장했습니다. 틱톡의 인기를 따라잡기 위해 유튜브도 숏츠라는 이름으로 틱톡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죠.

틱톡은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 이후 틱톡 사용자가 급증했죠.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성장해 틱톡은 세계에서 가장 기업 가치가 높은 스타트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EPA연합뉴스EPA연합뉴스




이런 틱톡이 왜 국제 사회의 이슈로 떠올랐을까요? 크게 두가지 이유를 들 수 있습니다.

하나는 중독 성향이 심해 주 사용자인 청소년들에게 유해하다는 지적입니다. 2019년 틱톡은 미국 사용자의 60%가 16~24세라고 밝혔습니다. 틱톡은 지난해 월 평균 사용 시간에서 세계 1위였던 유튜브를 제쳤습니다. 자제력이 부족한 청소년들이 한번 틱톡을 이용하면 몇 시간씩 빠져나오지 못하는 일도 흔했습니다.

그러자 숏폼에 빠진 10대를 보호하기 위해 일부 국가에서 틱톡을 퇴출하려는 움직이을 보였습니다. 틱톡도 대응에 나섰습니다. 최근 틱톡은 18세 미만 사용자의 틱톡 하루 사용시간을 60분으로 제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틱톡 앱의 사용을 차단해도 영상 링크를 접속해 웹 브라우저로 시청할 수 있는 만큼 영상을 보는 것을 막기 힘들다고 지적했습니다. 틱톡에 올라오는 영상이 다른 소셜미디어(SNS)로 올라오는 경우도 많아 현실적으로 이용 제한이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그럼에도 미국을 비롯해 많은 국가에서 틱톡 사용을 규제하려는 더 큰 이유는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하고, 이로 인해 국가안보에도 위협이 된다는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틱톡이 수집한 정보가 중국 공산당의 스파이 역할을 할 수 있어 국가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선 연방정부 공무원들의 사용을 금지했고, 연방정부 소유 모바일 기기에서의 사용도 전면 금지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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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인공지능(AI) 분야에 강점을 지닌 업체라 이 같은 우려가 더 크다는 지적입니다.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2012년 출범했습니다. 초기에는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오늘의 헤드라인)’라는 온라인 뉴스 플랫폼 서비스로 시작한 기업입니다. 사용자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관심사를 추려내 이용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뉴스를 제공했죠.

틱톡은 사용자가 만든 콘텐츠 정보를 수집, 처리하고 사용자가 참여한 설문, 챌린지, 대회를 통해 정보도 얻습니다. 어떤 콘텐츠나 광고를 봤는지를 비롯해 성별, 연락처, 위치정보 등 다앙한 개인정보를 가져가다보니 정보 수집량이 다른 플랫폼에 비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미중 갈등 상황에 미국은 중국 업체인 틱톡에 제재를 늘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은 틱톡이 모기업인 바이트댄스와 분리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미국 사업부를 매각하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최근 바이트댄스는 미국 시장에서 퇴출 위기에 몰리자 모기업과 분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분사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미국과 자존심 싸움을 하고 있는 만큼 중국 정부가 쉽게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틱톡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의 앞날에도 관심이 모아집니다.

인도에서 퇴출된 것처럼 퇴출 압박이 커지고 있는 미국, 유럽연합(EU), 캐나다, 일본 등에서 실제로 서비스가 중단된다면 사업에 타격이 적지 않겠죠. 현재로선 서비스 중단을 예단하긴 쉽지 않습니다.

해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은 중국에서 사업 영역을 더욱 확대하며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숏폼 동영상에 라이브 스트리밍, 전자상거래 등의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더우인이 라이브 스트리밍과 인플루언서에 상품 판매 등으로 창출된 매출액은 1조3800억위안(약 261조원)입니다. 목표치 1조2000억위안을 넘었습니다. 중국 전자상거래 1,2위 업체인 알리바바와 징둥닷컴이 연 매출 1조위안을 넘는데 10년이 걸린 것에 비하면 훨씬 빠른 성장 속도입니다.

더우인은 지난해 12월부터는 배달 서비스도 도입했습니다. 메이퇀, 어러머 같은 업체를 위협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홍콩 증시 상장이 예상됐던 바이트댄스는 최근 중국 증시에 상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이 기업공개 방식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꾸면서 상장이 용이해진 것도 상장을 앞당기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틱톡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바이트댄스가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고 위기를 해결해 나갈지 지켜봐야 하겠네요.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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