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이노스페이스, 로켓 발사 성공 'IPO 청신호'

국내 우주 발사체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가 최근 몇 차례 도전 끝에 민간 로켓 발사에 성공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기업공개(IPO) 작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이노스페이스의 기술력을 믿고 설립 초기 수백억 원을 베팅한 벤처캐피털(VC)들의 수익 실현 기대감도 커졌다.

21일 이노스페이스는 독자 개발한 엔진 검증용 시험 발사체 '한빛-TLV'가 성공적으로 비행했다고 밝혔다. 한빛-TLV는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19일 오후 2시 52분(현지시간)에 발사돼 4분 33초 동안 정상 비행 후 브라질 해상 안전 설정 구역 내에 정상 낙하했다.

한빛-TLV는 이노스페이스가 올해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는 2단 로켓인 '한빛 나노'에 들어갈 엔진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시험 발사체다. 이노스페이스가 독자 개발한 추력 15톤급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이 탑재돼 있다.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은 연료와 산화제를 모두 고체로 채우거나 액체로 채울 경우 발생하는 단점을 보완한 것이 특징이다.

한빛-TLV 발사 시도는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었다. 첫 한빛-TLV 발사를 시도한 시기는 지난해 12월로, 당시 발사장 안전관리시스템과 한빛-TLV의 점화시스템 간에 예기치 못한 동기화 오류로, 발사체에 점화 전원이 공급되지 않으면서 발사 시도가 불발됐었다. 지난 8일에도 발사를 시도했지만 배터리 과냉각 등의 문제로 연기됐었다.



이노스페이스는 이번 한빛-TLV 성공을 발판 삼아 현재 추진 중인 IPO 작업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노스페이스는 지난해 11월 미래에셋증권을 주관사로 낙점하고 코스닥 상장 계획을 밝혔었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낼 것으로 보이며, 상장 완료 시기는 2024년 상반기 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빛-TLV의 몇 차례 발사 지연과 실패로 노심초사했던 VC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이번 시험 발사에 실패할 경우 IPO 추진에 난항이 예상됐던 까닭이다. 이노스페이스는 지난해 말 국내 VC 등으로부터 200억 원 규모 프리IPO(상장 전 자금조달)에 성공했었다. 2017년 회사 설립 후 5년간 확보한 누적 투자금은 552억 원에 달한다. 주요 투자자로는 한국산업은행, 컴퍼니케이파트너스, 한국투자파트너스, 신한벤처투자, 토니인베스트먼트 등이 있다. 또 반도체 장비 업체인 스타코도 전략적투자자(SI)로 이름을 올렸다.

최근 투자 유치에서 이노스페이스는 약 1000억 원 중반대의 기업가치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은 향후 이노스페이스가 상장에 성공한다면 최소 3000억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노스페이스에 투자한 VC 관계자는 “이번 발사에 실패할 경우 어쩔 수 없이 IPO 시기를 미뤄야 했을 것”이라며 “각종 비용도 아낄 수 있게 되면서 현재 보유한 자금만으로도 기술 고도화와 IPO 추진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노스페이스는 한국항공대에서 항공우주공학 석·박사를 받은 김수종 대표가 2017년 설립한 우주 기술·개발 전문 기업이다. 국내 최초로 고체 로켓과 액체 로켓의 특장점을 융합해 개발한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을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류석 기자 ryupr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