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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로 1~10 못 읽으면 무식한 건가요?" 때아닌 갑론을박

사진=이미지투데이사진=이미지투데이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1~10까지 한자로 못 읽으면 무식한 거 아니냐'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나도 한자를 잘 모르고, 신문 제목만 읽는 수준"이라며 "중국에서 온 자료를 협력사 직원에게 보여줬는데 한참을 보더니 '한자 6이랑 7, 9를 모르겠다'고 말하더라"라며 "이건 상식이라고 했더니 '나 때는 한자가 필수가 아니었다'고 너무 당당하게 얘기한다"고 적었다.

이어 "지방대 4년제 나온 친구인데 중고등학생 때 중국어도 배우고, 그게 아니라도 초등학교 때 지식만으로 한자 1~10은 읽지 않느냐. 쓰는 건 100번 양보한다고 쳐도, 솔직히 이건 좀 무식한 거 아니냐"고 물었다.

또 "(협력사 직원과) 3살 차이가 나는데 '요즘 애들은 이런 거 몰라요'라며 나를 젊은 꼰대처럼 말한다"라며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A씨는 커뮤니티에 투표창을 열고 여론 조사에 나섰다.

투표가 참가한 이용자들의 70% 이상은 "무식한 게 맞는다"며 공감했다. "무식한 게 아니다"라는 응답은 26.9%에 불과했다.



한 네티즌은 "기초 한자랑 본인 이름 정도는 한자로 알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리고 지방대 나온 사람이 한자를 모르는 게 아니라, 그냥 무식한 사람이 기초 한자도 모르는 것"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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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서울의 한 카페는 웹툰 작가 사인회 예약 과정에서 시스템 오류가 발생한 일과 관련해 "예약 과정 중 불편을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심심한 사과 말씀드린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이에 일부 트위터 사용자는 "심심한 사과라니 난 하나도 안 심심하다", "제대로 된 사과도 아니고 무슨 심심한 사과", "어느 회사가 사과문에 심심한 사과를 줌", "이것 때문에 더 화나는데 꼭 '심심한'이라고 적어야 했느냐"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 글에서 쓰인 심심한 사과는 '심심(甚深)'이란 용어로 '마음의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간절하다'라는 뜻이다.

그런가하면 지난 2021년에는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당시 국민의당 대선 후보로 출마한 안철수 대표를 향해 "무운을 빈다"고 말했는데, 이에 대해 한 방송사 기자가 "운이 없기를 빈다고 말했다"고 잘못 해석하자 논란이 불거졌다.

'무운을 빈다'에 쓰인 무운(武運)은 본래 '무인의 운수'를 뜻하는 단어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이를 '운이 없다(無運)'라는 뜻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추측된다.

국립국어원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신문·TV 등에 나오는 말의 의미를 몰라 곤란했다'고 답한 시민은 36.3%를 기록했다.

특히 문장 해석에 애를 먹는 이들 중 46.3%는 그 이유로 '수준 높고 어려운 한자어 때문'이라고 답했다.


김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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