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 8개 광역단체가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회의를 개최하고 정부에 대대적인 지원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회의에서는 대형 기피시설 가동에 따른 재정 지원과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 도입을 주요 안건으로 제시했다.
부산과 대구, 광주, 울산, 전북, 전남, 경북, 경남 등 영호남 8개 광역단체는 23일 울산에서 ‘제17회 영호남시도지사협력회의’를 개최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지역균형 발전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가시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 현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해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차원에서 마련됐다.
8개 광역단체는 이날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정부와 국회의 전폭적인 지원과 지지를 요청했다. 우선 원자력발전소와 화력발전소가 밀집한 지자체들은 지역 주민에 대한 정부의 재정 지원을 촉구했다. 영호남에 원전과 정유공장 등이 몰려 있지만 정부 차원의 혜택이 부족하다는 공통된 의견을 내놨다.
특히 국내 모든 원자력발전소를 떠안은 영호남은 전기를 더 많이 생산하면서도 소비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수도권과 동일한 전기요금을 부담한다는 점에서 불만이 크다.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는 현재 관련 법안이 국회 상임위 소위를 통과했지만 최종 시행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밖에도 영호남 8개 시도지사는 지방자치단체 자치조직권 강화, 도심융합특구 특별법 제정, 출산장려금 국가지원사업으로 전환, 복수주소제도 도입, 소방 인건비 구조 정상화 및 자치경찰제 이원화, 남해안권 비행자유구역 지정, 영호남 광역철도망 및 광역도로망 신속 구축 등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김두겸 영호남시도지사협력회의 의장은 “1700만 명의 인구를 가진 영호남은 전국의 30%를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인구소멸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방정부의 실질적인 권한 확대로 우리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영호남권 8개 시도지사가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