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한숨돌린 한은, 4월 동결 무게

[美 기준금리 0.25%P 인상]

경기둔화에 2연속 동결 힘실려

한미 금리차 1.75%P 달할 수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월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월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대신 ‘베이비스텝(0.25%포인트 금리 인상)’으로 보폭을 유지하면서 한국은행도 한숨 돌리게 됐다. 당장 사상 최대의 한미 금리 격차 상황은 피하게 된 만큼 한은이 다음 달 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2월에 이어 2연속 금리 동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통화정책의 주요 변수 중 하나인 원·달러 환율이 한미 금리 격차 확대에도 달러당 1270원대까지 급락하며 금리 동결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연준이 22일(현지 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4.50∼4.75%에서 4.75∼5.00%로 0.25%포인트 올렸다. 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점도표)도 지난해 12월과 같은 5.1%(중간 값) 수준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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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도 다소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됐다. 대내적으로 수출 감소와 내수 소비 부진의 여파로 1월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45억 2000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경기 하강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2월 소비자물가는 10개월 만에 4%대로 떨어지면서 고물가 기조가 한풀 꺾이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한은으로서는 4월에 금리를 동결한 뒤 시장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환율이 하락세로 접어든 점도 동결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23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29.4원 내린 1278.3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낙폭 기준으로는 지난해 11월 11일(59.1원) 이후 가장 컸다.

결국 한은이 4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한 번 더 동결한 뒤 향후 물가나 경기 상황 등을 지켜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금융 안정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만큼 한은의 금리 인상은 2월로 종료됐다고 보는 게 합당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연준이 5월 금리를 한 차례 더 올려 한미 금리 차가 역대 최대인 1.75%포인트까지 벌어지면서 대규모 자본 유출이 현실화할 경우 한은도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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