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요 감소로 2조 원대 적자를 낸 LG디스플레이(034220)가 LG전자로부터 1조 원을 차입하기로 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긴급 재원 확보에 나선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LG전자와의 차입 계약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의 최대주주다. 차입 기간은 오는 3월 30일부터 2026년 3월 30일까지 3년이다. 이자율은 연 6.06%로 2년 거치 1년 분할 상환 조건이다.
이번 차입은 선제적으로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는 글로벌 경제 침체와 전방 산업 수요 부진으로 작년 2조 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도 1조 3000억 원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있다.
LG디스플레이 측은 차입 이유에 대해 “OLED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사업의 안정적 운영 및 미래 성장 기반 구축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자금을 은행권이 아닌 계열사로부터 빌리는 대기업 사례가 최근 들어 늘고 있다. 업황 둔화 시기를 넘어서기 위한 적기 투자와 재무 건전성 유지의 필요도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투자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 원을 차입한 바 있다.
지난 3분기 연속 적자 규모를 키우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재무 건전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정하고 고강도 자구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작년엔 경쟁력 차별화의 여지가 크지 않고 시황에 따른 성과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된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 국내 생산을 조기 종료해 OLED 매출 비중이 40%를 넘어섰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차입 금액으로 프리미엄 TV 시장 내 점유율을 확대하고 중소형 OLED 부문에서도 올해 양산을 시작한 차량용 2세대 탠덤(Tandem) OLED 등 차별화 기술을 더욱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게이밍 OLED 등 시장창출형 사업 개척에도 속도를 낸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1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시장 내 OLED 점유율은 지난해 36.7%에서 2024년 53.5%로 과반을 넘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