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SH·GH가 7년 동안 주택 매입에 10조 원 이상 지출했으며 주택 매입가와 건설원가가 최대 2억 원 가량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8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LH·GH·SH 서울·경기 지역 매입임대 현황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경실련은 “거액의 세금이 투입되는 3개 주택공사의 매입임대주택 사업에 대한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며 “매입가격기준을 논의하지 않고 매입임대주택 확대를 주장하는 것은 민간에 세금을 퍼주자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경실련 분석에 따르면 LH·SH·GH는 지난 7년 간 서울.경기 지역에서 4만 4680호의 주택을 매입하는 데 총 10조 6486억 원을 지출했다. 이는 주택 1호 당 2억 4000만 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여기에 2021년과 2022년 자료를 비공개 한 LH의 매입임대주택 현황을 더하면 총 지출액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게 경실련의 설명이다.
경실련은 2022년 국감에서 발표된 ‘LH의 전국매입임대 현황 자료’를 바탕으로 LH 전국 매입금액이 △2021년 6조 7847억 원 △2022년 10조 204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2020년 매입금액이 3조 9172억 원인 것을 감안했을 때 전년 대비 상승률은 각각 △2021년 73% △2022년 48%이다. 이 상승률을 2021년과 2022년 서울·경기 지역 매입금액에 적용하여 합산하면 3개 주택공사가 7년 동안 서울.경기 매입임대에 약 18조 원을 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실련은 또 LH와 SH가 매입임대 주택을 사들이며 지출한 비용과 SH의 공공아파트 건설원가가 큰 차이를 보인다며 세금낭비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경실련이 전용면적 1㎡당 가격을 계산하여 산출한 고덕강일 4단지의 건설원가는 3억 원이다. 이에 반해 LH가 2020년 사들인 매입임대 아파트의 평균가는 5억 원으로 2억 원의 차이를 보였다. 매입임대 금액보다 공공아파트를 직접 짓는 것이 훨씬 싼 셈이다.
이어 경실련은 ‘민간 신축 매입약정 방식’이 매입임대주택 제도의 취지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민간 신축 매입약정 방식’은 민간에서 건축하는 주택에 대해 사전 매입약정을 체결하고 준공 후 공사가 매입하여 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민간 업자가 지출한 토지매입비용과 건축비 등이 매입가격에 반영될 수밖에 없어 최종적으로 공사가 지출하는 비용이 더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경실련의 설명이다. 경실련 조사에 따르면 SH가 2016년부터 2022년까지 매입한 아파트·다세대주택·오피스텔 등은 총 1만 5798호인데 그 중 매입약정방식으로 매입한 주택은 1만 5772호로 99.8%에 달했다.
이에 경실련은 △매입임대주택을 건설원가 수준으로 매입하도록 매입가격 기준 개선△매입임대 주택 정보 투명하게 공개△신축매입약정 방식의 매입 중단 등을 촉구하며 매입임대주택 사업에 대안을 제시했다.
김성달 경실련 사무총장은 이날 발표에서 “주택보급률이 100%가 넘는 상황에서 마냥 신축으로 갈 것이 아니라 기존 주택을 공공이 사들여서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것이 저소득층 주거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매입임대주택 사업의 취지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