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남편’이라는 남성 직장 동료와 단둘이 술을 마시거나 영화관에 가는 아내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냐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이같은 사연이 전파를 탔다.
결혼 12년 차라는 A씨는 아내를 쏙 빼닮은 열 살짜리 딸이 있다며 “다른 집들과 마찬가지로 소소한 추억들을 쌓아가면서 나름 행복하게 살아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A씨가 아내를 의심하기 시작한 건 아내의 예전 휴대전화를 발견한 뒤부터였다.
A씨는 “아이의 어릴 때 사진을 모아서 앨범을 만들기 위해 아내가 예전에 쓰던 휴대폰을 꺼냈다”며 “우연히 아내가 메모장에 쓴 글을 보게 됐는데 상대가 누구라고 적혀 있지는 않았지만,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내용의 이별 메시지였다”고 전했다.
기분 나쁜 예감이 들었고 의심을 떨쳐버리려고 해도 쉽지 않았다는 A씨는 아내의 회사 앞에서 몰래 기다렸다가 몰래 따라가 봤다고 한다.
A씨는 “아니나 다를까 회식이 있다던 아내는 회사 근처에서 남자 직장동료와 단둘이 술을 마셨고, 연차를 낸 날에는 그 동료와 영화관에 가기도 했다”며 “배신감에 온몸이 떨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내는 오히려 당당했다고 한다. A씨는 “아내는 오피스 남편일 뿐 같이 술을 마시고 영화를 보는 것 외에는 다른 일은 없었다고 한다”며 “다른 일이 없었다고 떳떳한 관계라고 말하는 아내가 다른 사람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내와 오피스 남편을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냐”고 물었다.
A씨의 사연을 접한 김소연 변호사는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는 대표적인 민법상 이혼 사유다”며 “보통 부정한 행위라고 하면 꼭 육체적인 관계만을 의미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혼 소송에서 말하는 부정행위는 간통보다 넓은 개념”이라며 “부부의 정조 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일체의 부정한 행위가 여기 포함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전후 상황을 보면 간통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상당히 의심이 가는 부분이 있다. 정조 의무에 충실하지 않았다고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변호사는 딸의 양육권과 관련해선 “이를 지정하는 데에는 자녀의 복리와 안정이 최우선인데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라 할지라도 부모의 역할에는 충실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며 “결국 이혼 가정을 만들게 된 데에는 배우자의 책임이 크다. A씨가 아내에 대한 애착 관계가 잘 형성되어 있는 부분을 강조하시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