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조기 편입이 불발됐다. 정부는 올 9월 WGBI 편입을 목표로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3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WGBI를 관리하는 FTSE러셀은 이날 한국의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 지위를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한국의 WGBI 편입은 유보됐다. 앞서 한국은 지난해 9월 WGBI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에 등재된 바 있다.
WGBI는 24개 주요국 국채가 편입된 세계 3대 채권지수다. 추종 자금 규모는 2조 5000억 달러로 추정된다. 한국이 WGBI에 편입되면 지수를 추종하는 외국계 자금이 국채 시장에 유입되고 국채 신뢰도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이에 정부는 WGBI 편입 시 국채 시장의 안정성을 높이고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다음 편입 여부가 발표되는 9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부도 이달 WGBI 편입에 큰 무게를 두지 않았다. WGBI 관찰대상국에 등재된 지 6개월 만에 편입에 성공한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9월 WGBI 편입을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그동안 한국의 저평가 항목이었던 비거주자 조세체계, 외환시장 개방성 등이 개선 중이거나 개선 계획 중에 있지만 일부 계획은 법률 개정이 필요한 데다 일정도 내년 하반기까지 연장될 수 있다”며 “글로벌 예탁 기관 이용 편의성을 위한 유로클리어(국제예탁기구 명의 통합 계좌) 도입 등 2차 과제도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기재부는 기존에 발표된 제도 개선 방안을 신속히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달 발표한 ‘외환시장 구조 개선 방안’에 따라 외국 금융기관의 국내 외환시장 참여와 거래 시간 연장을 위한 외환거래법 개정을 연내 처리하고 내년 하반기 시행할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속적 제도 개선과 글로벌 투자자와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연내 WGBI 편입 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