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제주국제공항에서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연합뉴스항공기를 견인하는 과정에서 브레이크를 실수로 작동해 운항 불가 사고를 일으킨 조종사가 자격정지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순열 부장판사)는 항공기 기장 A씨가 국토교통부 장관을 상대로 "자격 정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 판결했다.
A씨는 2020년 4월25일 여객용 항공기의 활주로 견인 과정에서 주차 브레이크를 잘못 작동해 항공기를 멈춰 세웠다. 이 사고로 항공기와 견인 차량을 연결하는 안전핀이 파손됐고, 승객 137명은 후속 항공편을 이용해야 했다.
국토교통부는 사건을 조사한 뒤 같은 해 12월 "비상 상황이 아닌데도 브레이크를 사용해 운항규정을 미준수했다"며 A씨의 운송용 조종사 자격을 15일간 정지하는 행정 처분을 내렸다. 이에 A씨는 '단순한 착오에 의한 것으로 물적 피해가 경미한 데도 운항규정 위반으로 제재하는 것은 가혹하다'며 소송을 냈다.
그러나 재판부는 "자칫하면 견인 차량과 항공기 충돌 등 중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원고의 과실이 경미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승객들이 다른 항공편으로 분산 수송되는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며 "물적 피해가 경미하다는 사정만으로 아무런 제재를 가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부당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관련 규정이 평등·과잉 금지 등 헌법 원칙을 위배해 위헌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