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수출·내수 부진에 韓 성장률만 1.5% 제자리…동아시아서 '꼴찌'

■ADB 암울한 韓 경제전망

개발도상국은 0.2%P 올려 4.8%

韓 상향없어 대만 2.0% 보다 낮아

AMRO·국회예정처도 눈높이 하향

정부 '상저하고' 기대감마저 흔들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주요 아시아 국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리면서도 한국 경제성장률은 1.5%를 유지했다. 그러다 보니 동아시아 국가 가운데 한국이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도 지난해 말 실사 단계보다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포인트 낮춰 잡았다. 무역수지가 적자 행진을 이어가며 수출과 내수 모두 부진을 면하지 못하는 등 악재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급기야 정부가 기대해온 ‘상저하고(상반기 부진 후 하반기 흐름이 좋아지는 흐름)’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4일 ADB가 이 같은 내용의 ‘2023년 아시아 경제전망’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ADB는 한국이 글로벌 경기 둔화와 불확실성으로 지난해 12월 내놓은 전망치 그대로 올해 1.5%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눈에 띄는 대목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46개 개발도상국 성장률의 경우 0.2%포인트 올려 4.8%를 제시하면서도 우리 경제만 제자리걸음을 칠 것으로 진단한 부분이다. 동아시아만 놓고 봐도 중국(5.0%)의 성장률을 바탕으로 홍콩(3.6%)과 몽골(5.4%)등 중국 인접 국가가 성장 폭을 확대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한국의 경우 대만(2.0%)보다도 낮은 성장률을 점쳤다. 그나마 내년 성장률이 2.2%로 올해보다 다소 회복될 것이라고 봤고, 물가상승률은 올해 3.2%, 내년 2.0%로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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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AMRO 역시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보다 0.2%포인트 낮춘 1.7%로 전망했다. 민간 소비와 수출 둔화, 약한 설비투자로 하방 위험이 상당하고 분석했다.

국회 예산정책처도 전날 발표한 2023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전망치를 2.1%에서 1.5%로 내린다고 밝혔다. 5개월 만에 0.6%포인트나 내렸다. 이런 수치는 한국개발연구원(KDI·1.8%), 국제통화기금(IMF·1.7%)보다 낮은 것으로 기획재정부·한국은행·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제시한 1.6%에도 못 미친다.

결국 대외 무역에 의존하는 우리 수출이 여전히 어려운 가운데 내수 회복마저 더딘 게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3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3.6% 줄어 6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올 들어 이미 석 달 만에 무역적자가 225억 달러로 지난해 연간 적자의 절반을 찍었다. 무역수지는 13개월째 적자 행진이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 격인 반도체의 경우 챗GPT발 메모리 수요 증가로 예상보다 다소 빨리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지만 지표상으로는 최악의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수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2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90.2로 전월(90.7)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회 예정처는 다른 기관들이 기본적으로 예측하는 상저하고와 달리 하반기 성장률을 1.8%로 제시했다. 하반기 성장률을 1%대로 낮춰 잡아 전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 교수는 “경기가 상저하고를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 많지만 회복 흐름을 장담하기 힘들다”며 “위험요소 관리에 더 집중해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세종=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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